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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Y Sep 27. 2023

알고리즘에 취향이 지배당하지 않던 시절

2014년부터 써오던 외장하드를 정리 중이다.

과거(거의 10년 전이니 과거라고 말해도 되겠지?)에는 지금처럼 유튜브나 OTT로 다시 보기가 원활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그 시간 그때에 맞춰 찾아보고, 찾아들어야 했다.


다시 보고 싶다면,,  다소 불법적인 루트로(토렌트..) 바이러스에 대항하며 다운로드하여서 영상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그렇게 가지고 있었던 영상, 라디오 녹화본 등이 저장되어 있는 외장하드이다.


나의 10년 가까운 취향이 응집된 기록들을 보고 있자니, 

이제 넷플릭스 검색으로 바로 다시 볼 수 있는 이런 영상들을 하나하나 카테고리 나누어 기자고 있던 내가 귀엽기도 하고, 이렇게나 명확하고 확고했던 나의 취향이 새삼 좋아 보인다.

또한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라디오 녹음본들은 지울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다.

(이 파일을 들으며 외장하드를 정리 중이다. ㅎㅎ 스윗소로우의 텐텐클럽 달콤 살벌한 초대석에 김동률이 나온 날이다. 2009년 5월 18일, 성년의 날이라고 한다.)


영상들은 대부분 삭제하려고 마음을 먹어, 기록으로나마 남겨두고자 브런치에 글을 남겨둔다.


불법으로 영상이 유통되던 암흑의 시절이나 찾아보기 힘들었던 만큼 취향만은 확고했던 과거이다.

재밌게도 그때의 노력이, 알고리즘의 지배 없는 오롯한 나의 취향을 만든 것 같다. 


여전히 나는 페퍼톤스, 김동률의 음악을 듣고

500일의 썸머를 찾아보며

시그널을 인생드라마로 꼽으니까 ㅎㅎ


그리고 절대 변하지 않을 것처럼 열광했던 무언가, 누군가에 대한 나의 마음이 변해온 것도 느껴진다.

10년 후의 나는 2023년 나의 취향이 무엇이었는지를 기억할 수 있을까?

알고리즘의 지배로 숏츠와 추천음악으로 점철된 요즘 나의 취향이... 있나?




그때 내가 가지고 있던 영화들

HER

500일의 썸머 (주말에도 디즈니 +에서 다시 봤는데 ㅎㅎㅎ)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더 리더

비포시리즈

인턴

약속 (이건 왜 가지고 있지..?)


그때 내가 가지고 있던 드라마들

시그널 마지마화

응답하라 1988 마지막화

연애시대 전편

아가능불회애니

마이매드팻다이어리

셜록 시즌3


예능, 다큐들

박지성 다큐, 예능 (무려 '박지성'으로된 폴더가 있다. 박지성 자선축구 베트남 다큐 3일 영상도 있네..)

페퍼톤스 영상들 (스케치북 출연 영상이 꽤나 많다)

국카스텐 영상들(역시나 스케치북 출연 영상들)


만화책

슬램덩크


라디오

페퍼톤스 출연 라디오

김동률 출연 라디오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

장기하의 대단한 라디오

스윗소로우의 텐텐클럽

신재평의 아우라


소름 돋게도 이런 이미지도 있었는데, 2020년 퇴사하면서 내가 인용했던 문구였다.

그보다 훨씬 과거의 내가 이미 알고 있던 문구구나. 와우

출처를 모르겠습니다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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