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각병이 있다.
무엇이든 시작을 00분 혹은 30분에 맞추려는 병이다.
얼핏 결단력 있게 시간에 맞춰 시작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실상은 그 반대이다.
11시 53분경 12시에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으며 핸드폰을 한다. 눈 깜짝할 새 7분이 지나 어느새 12시 01분이다. 00시에 시작하지 못할 바에 그냥 좀 더 놀다가 12시 30분에 하겠다며 다시 핸드폰을 한다. 악순환의 시작이다.
완벽하게 딱 떨어지는 타이밍에 시작하겠다는 마음이 핑계가 되어 오히려 시작을 늦춘다.
삶의 더 큰 타이밍도 마찬가지이다.
침대에 누워 나의 삶의 이런저런 계획을 세워보곤 했다. 20살에 무얼 하고, 25살엔 무얼 하고 30살엔 무엇을 할 것인지.
꽤나 완벽한 타이밍으로 상상했던 일 중 그 어떤 것도 그 타이밍에 완결되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고비가 고생이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 새로운 기회와 기쁨도 있었다. 그렇게 예상치 못한 일들로 지금의 내가 되었다.
삶은 그런 것이다.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리며 주저하지 말자.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자.
그 속에 실패는 없다 배움이 있을 뿐.
23년 10월 4일 제주행 비행기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쓴 글이다.
이런저런 생각은 부동산 투자, 자녀 계획, 나의 커리어 등인데 나의 매우 개인적인 사연들이라 구구절절 쓰지는 못하겠다 ㅎㅎ 다만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리며 주저하기보단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