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동 사람들> 편집자 : 서윤씨 요즘 뭐하고 지내요?
나 : 그냥 브런치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감정동 사람들> 편집자 : 서윤씨 브런치 해요?
나 : 네……
<감정동 사람들> 편집자 : 그럼 거기에 감정동 사람들도 연재해봐요~
나: 네?
<감정동 사람들> 편집자 : 뭔가 에필로그처럼 하면 재밌겠는데요?
이렇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16년 12월
끄적끄적 연필로 그리고 쓴 <감정동 사람들>이라는 책이
보름산 출판사를 통해 출간되었습니다.
감정동이라는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사람들’을
무미건조하게 소개한 내용인데,
2019년 11월
조금 더 감정적으로 ‘동네’와 ‘사람들’을 소개하려 합니다.
이름하여 <감정동 사람들 에필로그>
책을 읽고 보는 게 조금 더 재밌지만
안 읽고 봐도 괜찮습니다.
2016년
버스정류장 옆에 비닐하우스와 천막으로 존재하던 미자네 꽃집이
2019년
같은 자리에 건물이 들어서고 번듯한 간판이 달린 꽃집이 되었다.
자주 가지 않아 그 내막은 잘 모르지만
(엄마한테 물어보면 알겠지만 안 물어볼 거다.)
한자리에 오래 장사하고 살림살이가 나아진 것 같아 괜히 흐뭇하다.
사실 나는 포장을 감각적으로 해주는 단골 꽃집이 따로 있다.
같은 가격이라도 꽃이 덜 들어가고 포장도 덜 들어가는 미니멀 포장이 취향이다.
그런데 아빠는 사장님과 안부 인사를 나눌 정도로 단골이다.
결혼기념일, 엄마 생일, 밸런타인데이, 크리스마스
그리고 엄마와 다툰 날
이 모든 날에 아빠는 꽃다발을 들고 광대와 목소리를 높인 채 집에 들어온다.
꽃다발은 항상 안개꽃에 둘러싸인 빨간 장미꽃.
기념일에 준비한 꽃다발을 보면 ‘결혼을 한다면 저런 남편을 만나고 싶다.’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지만
엄마와 다툰 날 화해의 의미로 준비한 꽃다발은
음…...
엄마가 너무 싫어해서 감정이 전이된 것 같다.
그런 날은 꼭 엄마는 “난 이런 게 더 싫어!” 이렇게 말한다.
그러고는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화병에 꽃을 꽂아 식탁에 올려놓는 모습이란
결혼을 안 해봐서 잘 모르겠다.
미자네 꽃집을 주제로 너무 부모님 얘기만 해 이게 뭔 글인가 싶지만,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처럼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미자 아주머니, 속으로 번듯한 가게 멋지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주 가끔만 사러 가는 손님이지만 가족이 단골이니 조금만 이해해주세요.
저도 취향이 바뀌면 자주 갈게요.
+ 입학식, 졸업식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