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어떤 우정_종로 H라운지

“어떤 우정은 늘 두 얼굴을 갖고 있다.”

by 전초록




어떤 우정은 늘 두 얼굴을 갖고 있다.
너를 좋아하고, 너를 닮고 싶고, 네가 웃으면

괜히 나도 어깨가 가벼워지는 그런 마음.


근데 또 한쪽에서는
네가 잘될 때 살짝 서늘해지고,
네가 발표에서 칭찬받을 때 내 박수가 반 박 늦게 터지고
내가 먼저 말했던 계획을 네가 더 멋지게 해내면
괜히 원래 나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았어, 같은 말로 나를 감추고


네가 누군가에게 더 다정하면 이유 없이 삐지고,


너와 다른 친구 둘이서만 찍은 사진 하나로
하루 기분이 슬쩍 구겨지기도 한다.


좋아하는 마음과 미워하는 마음이
같은 온도에서 동시에 끓는 순간들.


그럼에도 이상하게,
나는 여전히 네 옆에 앉고 싶다.


술 취해서 울던 너를 내가 집까지 데려갔던 그날처럼,
네가 힘들다고 전화하면 나는 늘 제일 먼저 달려가고,


너를 질투하면서도 너를 잃을까봐

제일 먼저 두려워지는 마음은 지울 수가 없다.


그게 아마… 내가 가진 ‘어떤 우정’일 거다.


-끝



작가의 이전글11. 결정_예술의전당 음악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