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걸로 계절을 배운다.”
나는 지하에 산다. 정확히 말하면, 반지하.
내 방에 들어오는 바깥은 땅과 거의 같은 높이에 붙은 작은 창 하나뿐이다.
봄이면 누군가가 떨어뜨린 꽃잎이 굴러들어오고, 여름이면 빗물이 창턱에 튀어 오르고, 겨울이면 눈이 쌓여 잠시 세상이 멈춘 듯 보인다. 나는 그걸로 계절을 배운다. 그걸로 내가 아직 지구에 속해 있다는 걸 확인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건 언제나 사람들의 종아리뿐이다. 누군가는 바쁘게 뛰고, 누군가는 느릿하게 걷고,
나는 늘 궁금하다.
그 종아리 위의 얼굴은 어떤 표정일까. 지금 웃고 있을까, 울고 있을까, 아니면 아무 생각 없이 하루를 넘기고 있을까.
저 위를 지나는 사람들은 알까. 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 아래에 누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때때로 반지하를 탈출하고 싶다. 빛이 가득 들어오는 방에서
지금의 나에게 바깥세상은 겨우 창 하나 크기로만 열려 있지만 그래도 그 창이 있어 다행이다.
꽃 피는 것도 보고 비 오는 것도 보고 눈 내리는 것도 볼 수 있으니까.
어쩌면 나는 그 작은 창 하나에 매달려 계속해서 내일을 견디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