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첫 번째 단서라는 걸.”
사랑은 늘 뒤늦게 밝혀지는 사건 같다.
이미 수많은 단서가 흩어져 있었는데
그걸 아무 의미도 없던 흔적으로 지나쳤을 뿐이다.
그 사람의 이름이 대화 끝에 자꾸 남아 있었다든가
별 뜻 없는 메시지 하나에
불필요하게 오래 머물렀다든가.
그때는 모른다.
그게 첫 번째 단서라는 걸.
정해진 패턴도 있다.
보고 싶지 않아도 자꾸 눈이 가고
알아야 할 이유가 없는데도
그 사람의 오늘을 추적하게 되는 버릇.
그건 분명한 정황 증거였다.
감정이 늦게 도착했을 뿐.
그리고 어느 순간
다른 모든 가능성을 지워도
설명되지 않는 단 하나의 진실만 남는다.
나는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고,
그 사실은 처음부터 모든 장면에 숨어 있었다.
사랑은 늘 그렇다.
우리는 끝에 가서야 이해한다.
처음부터 충분한 단서가 깔려 있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