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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용 Sep 27. 2022

드라마는 드라마다.

요즘 드라마에 빠져 있다. 극 중 인물에 나를 대입해 주어진 상황에서 '나라면 이렇게 했겠지?'하고 시뮬레이션해보기도 하고, 감정에 과몰입하면서 울고 웃으며 보는 중이다. 악역의 행동과 대사에 분노를 금치 못하다 "드라마가 내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생각으로 인해 상상 속의 삶에서 경계를 훌쩍 뛰어넘어 현실의 내 삶에 회의적인 의문을 가져왔다.


드라마라는 것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인간들 간 상상의 시청각 표현물이라 생각한다. 내 삶에서 일어나기를 바라는 일 또는 사회나 문화가 응당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드라마의 소재가 되거나 주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극 중 인물에 공감하여 감정을 공유하기도 하고, 사회 변화를 꿈꾸기도 한다. 만약 드라마가 사회의 관습이나 문화를 반영하지 못해 사회 구성원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반복되어 보여주면, 그 표현물은 더 이상 내게 드라마가 아닌 것이 될지도 모른다.


이 현상은 현실 세계에서도 통용된다. 한 나라의 근간을 제시하는 헌법뿐 아니라 발붙이고 사는 지역 내 주민들 간 암묵적으로 지키는 관습, 내 삶의 1/3 이상 시간을 보내는 직장 생활 등에서도 집단이 가지는 상상의 체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사회에 온전히 구성원이 되기 힘들다. 그렇게 우리는 상상 속 산물들을 유지하는 기계 부품으로 전락한다.


내가 속해있는 세상과 존재자로서의 자연스러움을 일치시키는 것이 기계 부품이 아닌 나로서 또는 구성원으로서의 삶을 온전히 살도록 한다. 자연스러운 것은 인간의 정의가 필요치 않다. 그럼에도 굳이 정의하자면, '자연스럽다'는 것은 항상 변하지 않으며 우리가 가지는 사회나 문화를 벗어나 모든 사물 또는 대상에 적용 가능해야 함이 아닐까?

우주적 관점에서 보자면 인간은 먼지다.

전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먼지만 한 행성에서 먼지의 먼지 같은 존재인 인간들이 찰나의 순간 머무르다 가는 것이다. 그 찰나의 순간을 우리는 서로와 옳고 그름을 따지고, 평생의 사랑을 약속하고, 존재를 사유한다. 이 과정들 속에서 자연스러움을 찾는다. 예를 들면 가변 하는 사회나 문화 속에서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절대적 준칙을 따진다. 인간이 규정한 지위, 돈, 명성 때문에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닌, '너'이기에 온전히 사랑한다. 인간이나 사회의 차원을 넘어 모든 사물 또는 대상을 위한 존재를 사유한다.


자연스러운 것이 규칙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 그 사회의 구성원 개개인이 자연스러움을 만끽함과 동시에 이해하며 사는 것. 이 두 가지를 위한 노력과 행동이 우리를 다양하게 살게 함과 동시에 하나로써 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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