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방향성을 유지하는 방법
점심 식사를 채식으로 바꿨다. 작년 연말 스트레스로 생긴 혓바늘 때문인데, 아직까지 낫지 않아서 고생 중이다. 혓바늘이 처음 생겼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자연히 없어져야 할 시간이 지났음에도 커지기만 하는 혓바늘 때문에 병원에 갔다. 결국 대학병원에 가서 조직 검사까지 했다. 다행히 암은 아니었지만, 수개월간 없어지지 않는 혓바늘에 의사 선생님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하셨다.
반년 정도가 지나고 스테로이드 약물 치료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스트레스 원인이 없어질 시기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그간 끊었던 술도 다시 한 잔씩 하기 시작했다. 혓바늘이 생겼을 때도 잠은 늘 잘 잤고, 그 이전과 마찬가지로 종합 비타민도 꾸준히 먹었다. 약을 끊어도 상처가 더 커지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줄어들지도 않았다. 없어지지 않는 혓바늘에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자, 계속되는 고통의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 현실은 비겁하게 애써 외면해왔던 식습관 변화의 필요였다.
혓바늘이 생겨난 직접적 원인은 스트레스겠지만, 없어지지 않았던 이유는 자극적인 식습관이었다. 사실 혓바늘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처음 불편함을 느꼈던 것은 매운 음식을 먹었을 때부터였기 때문이다. 담배도 태우지 않고, 금주도 하고 있던 내게 혓바늘이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원인들은 몇 없었다.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자극적인 식습관, 그중 스트레스 요인이 해소되는 과정이라 식습관만 남았음을 알았지만 이를 단호히 외면했다. 싱거운 음식을 꾸준히 먹는다는 것이 두려웠고, 도저히 자신 없었다.
맞다. 나는 미련 곰탱이다.
점심은 채식으로 바꿨고, 저녁은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으로만 먹으려고 노력했다. 식습관을 바꾸고 2주 만에 혓바늘의 크기가 90% 크기가 줄었다. 현실을 외면했고, 외면했기에 똑바로 보지 않았고, 똑바로 보지 않았기에 변화하지 않았다. 그래서 현실을 직시했고, 직시하니 제대로 현상을 바라볼 수 있었고, 제대로 바라볼 수 있었기에 변화를 결심할 수 있었다. 외면할 때와 달라진 것은 "가능성"이었다.
나는 건강뿐 아니라 삶 속에 많은 부분을 외면하고 산다. 애써 보지 못한 척, 보고도 못 본 척. 이렇게 외면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변화가 두렵거나, 사실이나 드러난 현상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때다. 외면하지 않고 제대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변화에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 이 가능성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긍정적 힘을 내포한다. 두려움과 인정하기 싫은 사실도 가능성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질 수밖에 없는 존재다.
가능성이라는 것은 대게 '무궁무진하다'와 어울리는데, 끝이 없고 다함이 없는 무궁무진함은 항시 진행 중이다. 그래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은 긍정적 방향성이라는 항상성을 가진다. 우리는 변화를 통해 가능성이라는 문을 열고, 무궁무진함이라는 계속되는 방향성을 향해 나아간다. 방향성은 한두 가지의 변화로 그치지 않는다. 이토록 위대한 변화의 시작은 세상의 모든 사물과 현상, 존재를 제대로 보는 것이다. 가능성을 힘껏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그 대상을 올바로 볼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