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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용 Aug 10. 2022

핑계는 언제나 실패한다.

핑계로 성공한 사람은 김건모뿐

핑계는 자기 합리화의 과정이다. 핑계라는 단어의 정의를 살펴보면 '내키지 아니하는 사태를 피하거나 사실을 감추려고 다른 일을 내세움', '잘못한 일에 대하여 이리저리 돌려 말하는 구차한 변명'이다. 애초에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을 의지가 없다. 어떻게 해서든 현재에 머무르고자 하는 항상성이자, 변하지 않으려는 방어기제이며, 아프지 않으려는 능동적 의지의 표출이다.


핑계를 세부적으로 뜯어볼 필요가 있다. 행위가 잘못됨을 모른다면? 그것은 핑계라고 할 수 없고, 변명 또는 해명이라 불러야 한다. 이 행위를 하는 스스로 또는 타인을 질책할 수 있을까? 이 상황에서 질책해야 할 대상은 단순하다. 그 대상은 잘못된 행위이며, 이를 행위자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변화를 바란다면, 행위와 행위자를 구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명확하게 잘못된 행위임을 인지하고도 변명한다면 비로소 핑계가 된다.


핑계는 잘못된 것임을 알면서도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 것이다.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바로잡는 것이 내게 손해가 되거나,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있거나, 내가 이미 주장함으로써 자존심을 내세운 경우 등이다. 각각의 상황에 따라 바로 잡지 않을 이유를 구차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잘못임을 인지한다면 의지를 갖고 바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 바로잡지 않으면? 잃는 것이 눈덩이처럼 계속 커진다.


사소한 이유로 인해 바로 잡지 않았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 반대했던 이유는 생각나지 않을 만큼 다양한 핑계들을 늘어놓게 한다. 어느 시점부터는 사과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시기마저 놓치게 된다. 고집이 센 사람일수록 이러한 경향성이 강하게 나타난다. 나중에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계속 커지기만 하고,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최초의 문제를 인지했음에도 바로잡지 않아 문제에서 파생되는 문제들이 문제를 더 키우는 문제의 상황.


핑계는 거짓말을 하게 만들고, 거짓말은 내적 불안감을 느끼도록 한다. 불안감뿐 아니다. 자괴감, 부끄러움, 괴로움. 불안감과 동시에 느껴지는 여러 부정적 감정들은 스스로를 작고 초라하게 만든다. 내가 얼마나 형편없는 사람인지를 알게 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의 경우에는 중력에 이끌리는 것처럼 아래로, 더 아래로 내려간다. 악순환의 반복. 핑계는 언제나 부정적 결과를 이끈다.


핑계가 문제가 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해결책은 사실 간단하다. 잘못임을 알게 되는 순간 바로잡는 것. 내가 하는 것이 변명이 아닌 핑계임은 스스로가 잘 안다. 핑계는 언제나 옳지 않음을 알기에 변화의 의지를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기에 최초 내가 알게 된 부정적 사실을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 문제 상황에 내가 갖게 된 손해를 받아들여야 한다. 내 뜻대로 되지 않은 상황은 이미 지나간 과거로 인식하고 현재부터는 상황 변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핑계는 언제나 실패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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