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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용 Aug 22. 2022

내 행동이 타인에게 부정적 감정이 되지 않도록

지인 결혼식에 갔다가, 이후 약속까지 시간의 공백이 생겼다. 시간도 보내고, 글도 쓸 겸 적당한 장소를 찾았다. 글을 쓸 수 있는 조용하면서 인터넷 사용 가능한 공간이 근처에 없었다. '요즘 와이파이가 안 되는 카페가 어디 있겠어?'라고 생각하고, 눈에 보이는 카페에 들어가서 음료를 주문했다. 그 카페는 작은 프랜차이즈 가게였고, 바리스타 한 분만 있었다. 특별한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도 아니지만, 음료 주문하는 짧은 대화 속에서 불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문한 음료가 나오기 전, 아이패드를 꺼내 글 쓸 준비를 했다. 와이파이가 여러 개 조회되었지만, 모두 비밀번호가 필요했다. 와이파이 리스트에 내가 갔던 카페 이름으로 조회되는 것은 없었다. 내가 주문한 음료가 나왔고, 곧 다른 손님들이 연속해서 들어왔다. 중간에 가서 사용 가능한 와이파이가 있는지 여쭤볼 수 있었지만, 처음 받았던 불친절한 느낌이 질문을 망설이게 했다.


다른 손님들의 음료 주문과 제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동시에 질문을 할지에 대한 내적 갈등을 했다. 이 가게에서 사용 가능한 와이파이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글쓰기 준비를 위해 꺼냈던 것을 전부 가방 속에 넣었다. 다른 손님들의 음료 제조가 끝난 것을 확인하고는 바리스타 분에게 사용 가능한 와이파이가 있는지 여쭤봤다. 와이파이는 사용할 수 없다는 대답을 듣고 곧바로 가게에서 나왔다.


물론 필요조건을 확인하지 않은 것은 전적으로 내 잘못이었다. 프랜차이즈 카페라면 응당 인터넷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 미리 판단하고,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페를 나오면서 느꼈던 불편함은 불친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불친절한 바리스타의 응대에 간단한 질문조차 어려웠다. 불친절함은 상대와의 소통을 가로막는 요인이자, 사회를 단절시킨다.

혹 나는 다른 사람에게 불친절하지는 않았는가?
내 행동/태도/응대 등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질문을 막았던 경험은 없었는가?


카페를 나오면서 불편함만을 느꼈던 것은 아니다. 부정적 감정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했다. 나로 인해 부정적 감정들이 확산되지는 않았을까? 나는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하려고 노력한다. 특히나 호불호가 명확한 성격이기에 좋아하는 사람이라 생각되면, 친절함이 항상 함께였을 것이다. 싫어하는 사람이라 판단되면? 만남 자체를 꺼려하고 어떻게든 거리를 두려고 한다. 오히려 내가 그들에게 거리를 두려고 했던 행동과 태도들이 그들에게 불친절함으로 느껴지지 않았을까?


의도적으로 했던 행동으로 또는 의도치 않았지만 풍겨지는 느낌으로 나 또한 누군가에게 불친절했을 수 있다. 사람마다 자라온 환경, 속해 있는 문화, 고유의 성격 등으로 인해 대척점에 존재하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그렇기에 인간은 사회적 동물임에도,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 그럼에도 내 행동이 다른 사람의 부정적 감정이 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내 판단과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느끼도록 할 권리는 내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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