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은 실패를 전제하는 일

성공은 확률이다

by 김재용


도전은 실패를 전제로 한다. 도전의 사전적 정의는 '어려운 사업이나 기록 경신 따위에 맞섬을 비유하는 말'이다. 어렵다는 추상적 개념을 수치화하는 것도 객관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적어도 성공 확률이 50~70% 수준은 아닐 것 같다. 불가능까지는 아니겠지만, 성공 확률이 낮은 일을 할 때 우리는 도전이라 부른다. 만약 성공 확률이 높은 일을 해야 한다면, '도전한다'라고 표현하지 않을 것이다. 이때는 도전보다는 수행 또는 시행한다 불러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도전을 두려워한다. 실패했을 때 잃는 것이 두려운 경우가 대다수일 것이다. 성공하지 못했을 때 스스로 느끼는 무력함, 타인의 시선에서 느껴지는 패배감, 도전에 투입함으로써 소모된 시간과 노력, 돈 등의 자원들. 잃는다는 것은 유쾌한 감정은 아닐 것이다. 특히나 내가 이미 가진 것에서 잃는 것 일 텐데, 이는 마치 내 것을 빼앗긴 것 마냥 느껴지는 상실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건강한 몸 하나만을 가지고 있었을 20대 초반에는 잃을 것이 별로 없었다. 일본어 까막눈임에도 불구하고 첫 해외여행지로 일본에 가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고, 뮤지컬 배우의 꿈을 좇아 신데렐라 스토리를 꿈꾸며 서울의 차디찬 밤을 견뎠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도 있었다. 이젠 나도 실패가 점점 두렵다. 내겐 잃을 것들이 많아졌다. 비록 전세지만 집이 생겼고, 함께 살 부대끼고 살아가는 강아지가 있고, 대학부터 전공해왔던 사회복지사로서의 직업이 그렇다. 심지어 이 중 하나라도 포기하고 도전할 용기마저 없어졌다.


앞의 경험을 토대로 보면 도전에 필요한 것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성공 확률이 낮음을 알면서도 일단 저지르고 보는 추진력, 도전으로 파생된 시련을 견딜 수 있는 단단함, 다른 사람의 걱정을 무시할 수 있는 용기. 거창한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도전함에 있어도 두 가지 중요한 전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실패를 전제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실패를 전제로 도전한다면 크게 잃지 않는다. 잃는 것이라곤 타인 또는 스스로 느끼는 감정이 대부분이니 말이다. 실패하고 나면 도전의 과정 속에서 얻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도전에는 확률을 조금 더 높일 수 있다.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데...
내가 얼마나 돈과 시간을 쏟았는데...


둘째는 도전함에 있어 최선의 노력을 다하되, 노력의 대가로 성공을 바라지 않는 것이다. 내 노력을 얼마나 쏟을지는 내 자유지만, 노력은 성공을 담보하지 않는다. 내가 투입한 것은 도전에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한 내 선택일 뿐, 성공이라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성공이 노력의 대가가 아니게 되면, 보다 냉철하게 도전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얼마만큼의 노력과 자원 투여가 필요했는지를 알고 다음 도전에는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도전이나 성공의 격언들을 보면 오히려 더 도전하기 힘들다. 거창한 격언들을 되뇌며 다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오히려 실패하면 세상 밑바닥의 낙오자로 밀어 떨어뜨리는 느낌이 든다. 격언들을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하거나 카카오톡 인사말과 같은 SNS에 업로드하는 것보다 도전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 더 많이 도전하도록 나를 이끌 것이다. 잦은 도전이 성공을 담보하진 않지만, 성공으로 가는 방향성으로 인도함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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