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부보다 무서운 것

전쟁에 있어 리더의 조건

by avg eighty seven


개인적으로 군대에서 가장 뛰어난 리더는 전투 지능과 감은 굉장히 뛰어나지만, 의욕은 높지 않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무리하지 않되, 아군 입장에서 가장 편리하고 쉬운 전투를 상상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승리라는 타겟값도 중요하지만, 최소의 인풋으로 최대의 아웃풋을 내고자 하는 퍼포먼스를 그에 못지 않은 타겟값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소위 '똑게'라는 존재.


한편, 전투 지능과 감 그리고 의욕이 모두 높은 사람은 되려 리더보다는 참모에 더 적한한 케이스라 생각한다. 이들은 어쨌든 승리라는 kpi를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대장에게 제공하고, 실행에 옮기는데에도 열성적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승리라는 타겟값만에 골몰하기 때문에 리더가 된다면 그 예하의 부하들이 겪게 될 '부하값'에는 더뎌 조직 차원에서 피로감이 상당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조직 관점에서 매우 필요한 존재이기도 하다.


문제는 지능과 감 없이 의욕만 앞서는 사람이다. 소위 '멍부'라고 하는 부류인데, 이들은 돌격 앞으로를 외치며 '노오력'만을 강조한다. 타겟값은 '승리'보다는 '과정'에 포커스가 되어 있기 때문에 위험한 부류이다. 이따금, 결과가 잘 나지 않아도 과정에서의 격려가 필요한 순간들이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멍부들은 이 주객이 전도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리더로서도, 참모로서도 부적격이다. 이런 부류는 사실 좋은 리더나 참모를 만나 적절하게 잘 활용이 될 때 가장 빛을 발할 수 있다.


사실 진짜 문제가 되는 케이스가 있다. 멍부보다 극악의 케이스라 말할 수 있는 이 케이스는 지능과 감 없이 의욕만 넘치는데, 스스로는 지능과 감이 좋다고 생각하는 부류이다. 이런 경우는 똑똑한 참모와 부하들의 조언조차 의미가 없다. 철저하게 감없게 시작하여 실패한 이후, 스스로의 노력과 그 과정을 높게 평가하며 자위하는 이 부류들은 타겟값에 '조직의 승리', '조직의 노력 과정' 외 '본인의 노력'이 투영되어 있다. 이 값에 가중치가 강하게 투영되어 있을수록 위험한 리더라 생각한다.


전투와 회사생활을 완전히 동일시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회사에서 사용하는 '전략'이라는 단어가 전쟁에서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맥락을 공유함에는 틀림이 없다. 아주 작은 프로젝트, 태스크를 맡는 데서부터 본인은 어떤 색깔의 사람인지를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본인에게 필요한 적절한 인원을 머릿 속에 염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멍부'조차도 답은 있다. 그 옆엔 리더 후보인 '똑게' 참모가 있다면 조직 관점에서 큰 문제는 없다. 스스로 가장 최악의 케이스는 아닌지 끊임없이 반문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반문은 본인의 업적에 대한 겸허함에서 나옴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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