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에서 본인의 가치 인정받기

조직의 Silo를 이해하고, 인재로 인정받는 과정

by avg eighty seven

직장을 사랑하고 일에 진심인 사람에게조차 우직함만이 능사는 아니다. 엔잡을 하거나 이직을 꿈꾸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본인이 몸 담고 끝까지 올라가 볼 의향으로 남게 된 조직에서라도 이따금 내 쪽에서 긴장의 끈을 당겨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세상사 모든 관계에서 절대적 느슨함은 좋지 않은 결과를 낳곤 한다.


이 모든 이야기의 전제는 업무적 완성도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점. 스스로가 윗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인정을 받는지, 업무의 중요한 순간마다 나를 부르는 빈도는 어떠한지, 내가 하는 업무의 특수성은 어떠한지, 주변의 평가는 어떠한지, 내가 당장 없을 때 프로젝트는 어떨지, 팀은 어떨지, 그 상위 조직은 어떠할지 등을 상상하며 스스로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모든 것이 충분하다고 느낌에도 객관적 지표(고과나 인센티브)가 부족하거나 무난한 수준이라면 한번쯤 운을 띄워볼 필요가 있다. 같은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면, 나갈 것 같은 사람에게 떡을 하나 더줘 달래야 하는 것이 조직장의 숙명이다. 전체로 보면 하나의 큰 회사지만, 내부의 각 조직들은 또 별개의 회사 성격을 띤다. 오너와 경영인의 딜레마처럼, 전체 회사 관점에서야 인재가 어디서든 잘만 해주면 좋겠지만, 조직장의 차원에서는 내 조직을 떠나지 않고 이곳에서 퍼포먼스를 잘 내주는 것이 우선적으로 더 중요할 수 있다. 기업에 있어 조직장은 오너가 아니고 ‘단기 계약’에 의거한 임원이기 때문이다.


Silo는 기업 입장에서 인재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일 수 있지만, 반대로 인재 입장에서는 본인의 가치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물론 교묘히 조직의 취약점을 노리고 이것만 바라보는 얌체는 미운 털이 박히겠지만, 본인의 장기적 비전/성장 관점에서 본인의 가치를 확인받는 과정으로써의 어필은 필수적이다. 성장 관점에서 넥스트 스텝을 고려하며 조직이동을 논해볼 수 있고, 이를 통해 본인이 어떤 입지인지를 스스로 확인하고 조직장에게도 어필해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이동을 유예할 수 있고, 유예의 조건으로 인센티브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격에 맞는 어필은 내 그릇을 키워가는 일련의 과정이다.


약 5년여의 우직한 생활 끝에 스스로의 커리어패스를 고민하며 상위 조직책임자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스스로가 조직에 기여하는 부분을 조직장을 통해 들을 수 있었고, 해당 발언들로 스스로의 가치를 재점검하며 자신감도 키울 수 있었다. 그 이후 회사 내 인재풀로 관리를 받으며 여러 가지 도움과 혜택을 받고 있다.


명심하라, 이곳은 더 이상 학교가 아니다. 그저 우직하게만 일한다면 그에 대한 대우로 받는 것은 허울 좋은 개근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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