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에서 느끼는 인생
요새 한창 테니스에 미쳐 있다. 주 2회 레슨을 잡고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레슨비는 부르는게 값이고, 그마저도 한참의 웨이팅을 거쳐야 좋은 코치로부터 레슨을 받을 수 있다. 주말이면 빈 코트를 찾아 헤매곤 하는데, 코트 잡는 일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또래 사이에 테니스 열풍이 그야말로 뜨겁다.
테니스는 민첩성과 파워가 적절히 밸런스를 이루는 운동
여러 가지 운동을 해보니, 개인적인 의견으로 유사한 편측 운동인 골프와 비교해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민첩성이 요구되고, 배드민턴에 비해서는 많은 파워가 요구된다. 테니스가 특별히 다른 운동들 보다 절대적으로 난이도가 높다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밸런스가 잘 맞아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난이도를 높이는 부분은 있다. 테니스는 공의 무게감이 생각보다 묵직하기 때문에 손목이나 팔꿈치에 부상이 잦다. 스윙의 순간에 맞춰 힘을 줘야하기도, 빼야하기도 한다. 공과의 컨택포인트를 적절히 조율하며 공을 밀어내야 하고, 드라이브를 통해 공이 뜨지 않도록 선을 잡아줘야 한다. 하지만, 매 순간 힘을 줄 필요는 없다. 어느 지점부터는 관성이 채와 손목을 이끈다.
인생의 많은 순간들에도 밸런스가 요구된다.
흔한 스윙 한 번에 인생을 생각해 보게 된다. 마주하는 현실의 구질에 맞게 민첩하게 움직이기도, 힘을 주기도 혹은 빼야 할 줄도 알아야 한다. 선을 넘지 않도록 조율을 할 줄도 알아야 하며, 특정 순간부터는 일일이 신경을 곤두세워 신경을 쓰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두는 쪽이 더 나은 판단인 경우가 많다. 그 밸런스가 무너져 잘못된 순간에 힘을 주거나 너무 빼버리면, 몸이 다치기도, 마음이 다치기도 한다. 부상이 잦아지면 같은 순간이 왔을 때, 밸런스가 무너진 채로 힘없이 대응하게 된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
디테일을 잘 챙겨야 하지만, 반면 백스윙부터 팔로우스윙까지 모든 단계를 일일이 신경쓰며 게임을 하게 되면 게임 자체를 즐길 수 없을 뿐더러 어색한 스윙이 될 수 밖에 없다. 실전에 앞서 수없는 반복 연습을 통해 어느 순간에 힘을 줘야할지 어느 부위에 힘이 들어가야 할지, 그리고 어느 순간에 관성에 몸을 맡겨야 하는지를 익숙하게 될 때까지 반복하는 수밖에 없다. 이 순간이 매우 중요하다. 잘못 잡힌 자세는 되돌리기가 어렵다. 밑바탕이 잘못 그려진 스케치북에 덧칠하기 보다는 새 스케치북에 찬찬히 그려나가는게 쉬운 것과 같은 이치이다. 루틴을 잘 잡아가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실력 향상에 한계가 생길 뿐더러, 부상의 위험도 높아진다. 비단 테니스가 아니라 우리가 즐겨야 할 혹은 잘 해내야만 하는 인생의 많은 부분들 또한 그러하다. 올바른 루틴을 잘 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랠리를 오래도록 즐기고 싶다.
오늘도 흔한 스윙 한 번을 요령있게 치기 위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보고 여러 영상들을 돌려본다. 꾸준히 향상하고 싶으며, 다치지 않고 이 랠리를 오래도록 즐기고 싶기 때문이다. 인생에도 이따금 그런 레슨런이 필요하다. 그게 나를 지키며 성장하는 가운데 내가 있는 판에서 롱런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