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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진 Mar 21. 2019

봄이 왔다.



사진을 찍으려니

잠시 기다리라며

의자가 삐뚤어져있진 않은지

쿠션의 위치가 우울해 보이진 않는지

점검하는 주인장의 손길이 고맙고


인심 좋게 리필해 주는 커피에 기분이 살아

넘들이 먹고 간 케이크 접시까지

말끔하게 씻어놓고 싶은 마음.




심장 뒤쪽에 꽁꽁  숨겨놓고

맘 시릴 때 몰래 꺼내보는 짝사랑 오빠를 만난 것 마냥

들뜨고 설레는 곳.


보물 같은 곳을 함께 발견해 놓고

여긴 앨리스가 살 것 같지 않느냐

이 굴에서 토끼가 튀어나오면 어쩌냐


소녀처럼 좋아하던 친구들이 있어

어쩜 나랑 이리 죽이 잘 맞을까


마냥 푹 빠지고 싶은 시간들.



유유상종

이라고들 한다.

내 옆에 있는 그녀들, 그들이 바로

내 수준의 바로미터 일 것이다.

수준이라는 것이

꼭 경제나 사회적 지위를 뜻하는 것은 아닐 테니.


그래서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대할때면

그 주변인들을 한번 더 보게 된다.

그러고는 깜짝 놀란다.

나도 모르게

내가 내 주변인들을 욕 먹이고 있는 건 아닐까



오늘같이 달콤한 티타임을 위해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구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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