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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진 Apr 25. 2016

하노이를 걷다2

하노이 버스를 타고. . .

7천동입니다 한화로 350원이죠

41분동안 저를 목적지에 데려다 줄 버스 요금이요

깃대하나가 전부인 정류장에서 뙤약볕을 견디며 버스를 기다립니다

여기 과연 서는게 맞는지도 모르겠지만

구글지도가 여기라니 믿고 기다려보죠

오!  버스가 제 앞에 서는군요

온라인으로만 확인한 일이

오프라인으로 제 눈앞에서 실제 일어난다는것은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요

지도에서만 본 곳이 실제 거기 있고

이정표를 따라 가다보면

진짜 목적지가 나타난다는 것이요

잔돈을 준비해서 버스에 오르니

요금을 넣는 통이 없어요

기사님께  돈을 주려니 웃으시며

일단 들어가라는 손짓을 하네요

아. . .내릴 때 내는거 군요

버스 안을 천천히 돌아봅니다

국민학교 다닐때 탔던 시내버스와 비슷하네요

자리를 잡고 앉으니 아까부터 저를 주시하던

어떤 남자가 슬쩍 다가와 손을 내밀어요


여긴 버스안에서 이런 일을 하네요

보통은 자기사정을 구구절절 써놓은 하드보드지를 목에 걸고 있을 텐데요

이 사람은 사정 설명없이 다짜고짜 돈을 달라니

모금 행세치곤 참으로 당당하다 생각이 되어

빤히 쳐다보고 있었죠


뒤에 있던 아주머니는 저를 톡톡 건드리며 뭐라 하시네요

"빨리줘버려" 라는 뜻인 것 같아요

여행지에서는 손을 내미는 이들이 많았고

가진 걸 베풀 줄 알아야 하지만

때에 따라 노라고 말할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죠

고개를 단호히 흔들었더니

손에 가지고 있던 차비 7천동을 채 가려고 해요

"어!? 안돼! 안준다구!"

익숙한 솜씨로 순식간에 돈을 낚아챈 그는

'7천동' 이라고 인쇄되어 있는 종이를 던지듯 주네요

'기부금 영수증인가?'

자세히 들여다보니

버스승차권이네요


아놔. . .

여긴 택시비가 워낙 싸다보니

모두들 왠만한 거리는 택시를 추천했죠

버스는 치안수준을 알 수 없는데 다가

코스도 분명치 않고 배차간격을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며 권하지 않았어요

그러니 버스요금을 어떻게 내는지도 몰랐구요


이건 핑계죠

조금 가난한 지역이라

돈을 달라한다고 무조건 구걸이라 생각한,

저의 오만과 편견에 대한 궁핍한 변명이요

돌아가서 소나무 자세로 반성하겠습니다


여튼 베트남 버스에는

옛날 우리나라 버스에 있었던 안내양언니 같은 사람이 있네요

유니폼도 아닌 아디다스 츄리닝을 입고요. . .


내릴 때가 되니 불안해 져요

버스 안에도 노선도가 없고 정류장에도 여기가 어딘지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요

어디서 내려야 하는지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요

뒤쪽에 2인용 좌석으로 옮겨서

대상을 물색해요

사람들이 타기 시작하는데. . .

오호~ 걸렸네요 훈남~

이왕이면 다홍바지죠

제 옆자리에 앉았어요


서너번 머릿 속으로 연습한 후에 영어로 물어요

"여기가 어딘가요?"

못 알아 듣네요

"전 문묘에 가려고 해요"

난처한 표정이예요 제가 미안하네요

 폰에 나온 구글지도를 한참 보더니 무거운 죄를 지은 듯 고개를 흔들어요

그래. . .잘못 내리면 어떠냐  

버스 한번 더 타면 될 일이다

그냥 너  같은 잘 생긴 청년이 옆에 앉아 같이 고민해 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이럴 때 유용한 게 있죠

이동 경로를 화살표로 실시간 보여주는 앱을 켜고 내가 지금 어디까지 와있나 확인해요

그리고 목적지에서 가장 가깝다 싶은곳에서 내

걷기 시작했죠

한산한 거리를 10 여분 걸어오니

입구에서 부터 말로만 듣던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광경이 펼쳐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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