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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진 Oct 03. 2016

오스트리아 짤쯔브르크

게트라이데거리에서


세종대왕은 어린백성을 어여삐 녀겨 제 뜻을 시러펴라고 훈민정음을 맹그셨다지.
발음과 모양과 떠오르는 영감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과학적이고 감각적인 문자.
그것은 오늘날 우리나라의 문맹률을 제로에 가깝게 만드는 기적을 이루었고
IT에도 최적한 언어로 꼽혀.
 
오스트리아의 왕가는 문맹률이 높은 그 지역의 광부들을 위해

모든 상점의 간판을 그림만 보고도 알기 쉽게 표기하도록 했어.
찻집은 주전자모양으로 신발가게는 신발모양으로.

명장이 운영하는 곳은 별을 달고 설립년도까지 표기되어 있지.
그 결과로 당시 문맹인들 뿐만 아니라 현재 먼곳에서 온 여행자들도

 한 눈에 상점의 성격을 알 수 있는 획기적인 간판거리가 탄생했어.
 
그들의 애민정신과 선견지명.
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거리, 게트라이데에서
한국의 왕과 오스트리아의 왕가 중
누가 더 훌륭한가를 견주어 보는
마냥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는 중이야
 


여긴 수많은 음악가들이 배출된 오스트리아야.

그 중에서도 빼어난 음악도시 짤쯔브르크고.

이곳의 음악가들은 오스트리아 전통과 민족을 위해 작곡했고,

 전쟁에 패배한 국민들에게 기를 주기위해

부러 경쾌한 봄의 리듬을 실어

왈츠라는 독특한 장르를 만들었어.

그들의 민족사랑은 몇세대를 뛰어넘어

음악천재 단 몇명이

이 나라를 참 오래 먹여 살리고 있지



하지만 이때까지 음악을 전설이 아닌 일상으로 만든 건 이나라 국민들이야.
이 더운 휴일에도 멋지게 수트를 차려입고

클래식, 오페라를 보러가는 남성들을 볼수있어.
거리를 음악으로 가득 메우는 악사들도 흔하고.
한국의 불금에 멋있게 차려입은 남성들이

클럽에 줄을 서는것과 대조적이지 .

 

 



근데
그 멋진 오스트리아 남성들이 오페라의 여운을 머금고 2차로 가는 곳은

인근의 홍등가 일수도 있다는걸? 푸훗. . .
앞서 말한 세종대왕의 부인이 여럿이었다고
현재의 도덕률을 소급해서 적용할 수 없듯,
그들을 한국까지 소환해서 우리 법대로 비난하는 일은 그만두기로 해.
어디에나 그 나라만의 문화가 있는 것 같아. 여행자인 내가 판단할 필요가 없는.  



이건 여담인데 말야.
관광객이 현지 사람들 보다 많은 곳은 특유의 분위기가 있잖아.
뭔가 붕뜬 기운. 그런게 있어.
미혼여성들은 이런것을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싶은 분위기라고 표현하고,
나는 이것을 끓이다만 오리백숙처럼

기름이 둥둥 뜬,

실속없는 기대로 찬 분위기라 하지.



누가 반기를 들건 말건 이런 분위기를 주도하는 건 그곳의 남성들이라고 난 주장해.

동양여자라면 꼬셔보려고 혈안이 된 듯한 남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으니까.
혼자 있으면 무조건 말을 걸어. (익스큐즈 미 뭐라구여?)
손을 흔들고 윙크하는건 아주 예사고
(이봐요! 물론 내가 miss같은 feel이 좀 심하게 나긴하지만 너보다 잘생긴 남편이 있거든여? 어디서!)
낮은 계단을 내려 가는데도 손을 잡아주려 하고 (왜 이래? 나 군대나온 여자야!!)
장난처럼 손키스를 날리질 않나 (뭐냐 이 새끼는. . .)
내가 살께요 라던가 같은 방향이니. . . 라는 말을 듣고 동행했다가

낭패를 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서

난 이미 마음에 가드가 쳐 있었어.
동양 여자를 신비하게 여기고 얘기를 하고 싶어하는 거야  이해가 가지.
나두 사실 쟤네들이 요술이라도 부릴것처럼 신기하거든.
하지만 무턱대고 작업을 거는 그들에겐 신경질이 나.






나야 뭐  지척거리에 아이들과 남편이 있고
거기에 반응했다간. . .
암튼 조심. 조심하는게 좋아.
꽃미남들의 미소엔 무조건 무감동 무표현!
이마저 쿨하게 즐길 요량으로 갔다면
말리진 않을께. 아무것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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