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만약 이곳에 온다면
조식 포함 수영장 딸린 괜찮은 호텔 7만 원
맛과 양이 만족스러운 점심 저녁식사 2만 1천 원
창 맥주 500cc 4캔 3천 원
교통비 4천 원
여행 6일째.
동전까지 털어서 하나하나 정산을 하고 나니
여행사들이 신혼여행 패키지로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있을지 짐작이 갑니다
전에는 비싼 항공료와 숙식
각종 즐길거리까지 포함한 이 가격이
꽤 합리적이라 생각했지만
겪어보니 알겠네요
이 금액으로는
환상적인 액티비티와 마사지를 포함해도
보름 이상의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는 걸요
얼마 안되는 남은 돈을 쉽게 탕진할 수 있는
가까운 대형마트로 이동합니다
각 나라 간에도 서로서로 벤치마킹을 하는지
아이들이 떼를 쓰기 가장 좋은 계산대 앞에
손에 쥐기 좋은 주전부리와
값싸고 조잡한 장난감 쪼가리를 늘어놓는 수법은
한국의 마트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아~~~~ 주 다른..
뭔가 감동적인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역시
싸다는
것입니다

태국에서만 파는 싼 물건을 대할 때와
우리나라에도 있는데 그것이 5분의 1의 가격에 불과한 것을 대할 때는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전자는 필요의 경중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보지만
후자의 경우 어떻게든 여행용 가방에 쑤셔 넣고
이걸 선물하면 뽀대 나겠지
아무도 천 원주고 샀다고 생각 못할 테니까...
움 하하하 하곤 하죠
특히
이 여성용 생필품은
제가 다녀본 곳 중 가장 쌉니다
나라마다 정부에서 통제하는 물가항목이 있답니다
프랑스는 빵 우리나라는 쌀.처럼
서민경제에 영향을 끼칠 만한 것들이죠
태국에서는 생리대도 그것에 포함되나 봅니다
모든 가임기여성이 쓰는 것이니
그것이 응당 바람직하게 느껴집니다
안그래도 힘든기간인데
돈이 없어서 그 시기가 돌아오는 것이
끔찍하게 느껴졌다는 우리나라의 저소득 소녀들에게도 최근 좋은 소식이 있었죠
(때가 되어 시범 착용을 해보니
나이키 에어가 공기처럼 가벼운 걸음을 나타낸다면
이것은 위스퍼 클라우드 정도 되겠습니다
포근한 구름을 안고 있는 듯하니까요
안정적인 두께감(다소 두툼함)에
밤새 뒤척여도 안심인 완벽한 실링과
부드러운 순면감촉.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걸을 때마다 하기스를 착용한 돌쟁이 아가가 같이 걷고 있는 듯
사각사각 스펀지 소리가 난다는 것.
하지만 방법은 있습니다
차려 자세에서 양발을 어깨넓이로 벌리고
그 간격을 유지한 채 11자 걸음을 걸으면
간단히(?) 해결되지요)
한가득 먹을 것을 싣고 숙소로 들어가려
툭툭을 잡으니
올 때는 400밧에 왔는데
갈 때는 500밧을 달래요
"헐! 우리 여기 올 때 400밧에 왔어"했더니
그건 임파써블 이래요
증거물로
책받침으로 만든 가격표를 내보이는데
'웃기지 마
어차피 여긴 정해진 가격이 없는 곳이고
그 가격표는 네가 만든 거잖아'
라고 하려다가
그의 자존심을 고려해
실실 쪼개며 협상을 시도합니다
기분 좋게 450밧에 합의 한 그는
신나는 음악을 켜서
주행시간 내내 세 자매를 신나게 하네요
더 낸 50밧이 아깝지 않아요
최고의 클럽 분위기인 걸요
옛날부터 이곳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상업활동이 활발했으므로
이들에게 흥정은 자연스러운 문화이며
민족성일 수도 있겠죠
어차피 여행객은 돈 쓰려 작정하고 온 사람들이고
어리숙한 이들에게 비싸게 팔아
이윤을 좀 남긴다는 게
장사꾼의 도리이지 뭐가 잘못 인가요
맞아요 맞아
우리의 마무리 일정을 이렇게 신나게 해 주고 있잖아요
저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껴
같은 코스를 밟는다 하신다 해도
어쩌면 당신의 여행은
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을 거예요
제가 우연히 겪은 일 들이
당신에게도 일어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고
계절과 요일, 여타의 상황에 따라서
가격은 천차만별이며
작은 선택에 따라서도 각자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겠지요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비슷한 어려움과 고민 그리고 깨달음은
반드시 일어날 겁니다
때론 아주 우연히
가끔은 너무 작은 일에서요
시장에서 처음 만났던
닭이 배웅을 나와 인사를 하네요
잘 가
잘 갔다가
또 놀러와
새끼들과 함께 걷기에는
이곳 만한 곳이 없잖아
그래
꼭 다시 올께
아직 후끈한 나이트쇼도 가보지 못했으니까
다시 올때까지
너무 많이 변하지 말고
잘 지내줘 푸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