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의 첫인상

레이캬비크 숙소에서의 첫째 날

by 일희

미리 예약해둔 렌터카 업체에 가서 자동차를 받았다. 포드 쿠가를 예약했는데 마쯔다를 준다. 차량 외관이 별로 맘에 차지 않는다. 그래도 미우나 고우나 우리의 일정을 책임져줄 차량이니 설레는 맘으로 탑승했다.


대형마트에 가서 피자를 먹고 레이캬비크로 향한다. 운전을 좋아하고 운전대를 잘 넘기지 않는 남편이 어쩐 일로 나에게 운전을 부탁한다. 비행기에서 거의 자지 않아 새빨개진 눈이 얼마나 피곤한지 말해준다.


아이슬란드는 거의 모든 도로가 이차선으로 만들어져 있고 빠져나가는 길도 별로 없다. 한적한 시골의 잘 닦인 도로를 운전하는 느낌이라 제주도보다 쉽다. 아직까지는 평야가 넓다는 것 빼고는 별다른 감상이 들지 않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레이캬비크에 도착했다. 유명한 할그림키르캬 교회가 보이니 여기가 아이슬란드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파리나 로마와 같은 유럽풍 건물을 기대했는데 네모반듯한 현대식 건물들이 줄지어서 있고, 잠깐만 봐도 아주 작은 도시인 게 느껴진다. 아무리 수도라 해도 서울과 같은 메갈로폴리스가 많지 않으련만, 한 나라의 수도라 하고 하면 초대도시가 상상되는 게 한국사람이라 그런가 싶다.




첫날은 혹여나 수하물이 도착하지 않을까, 비행기가 연착될까, 너무 피곤하진 않을까 걱정이 되어 캠핑장이 아닌 숙소를 예약했다. 첫날 레이캬비크 캠핑장에서 묵으면 아이슬란드를 떠나는 수많은 캠퍼들이 남긴 물건들을 득템 할 수 있다던데 조금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리셉션에서 체크인을 하니 예약 한 방보다 좋은 곳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주었다. 신혼여행 첫날부터 축하를 받는 기분이 든다. 숙소에 들어와 깔끔한 인테리어에 기뻐하는 것도 잠시, 피로가 덮쳐온다. 새벽 6시에 일어나 레이캬비크 숙소에 도착하니 저녁 7시, 한국시간으론 새벽 4시쯤 되었으니 대략 22시간째 깨어있는 셈이다. 여행을 계획할 땐 도착해서 저녁도 사 먹고 시내 구경도 하려 했건만 아직도 해가 중천에 떠있는 8월의 아이슬란드를 즐길 새도 없이 암막커튼을 치고 바로 잠이 들었다.



한숨 자고 일어나니 열한 시가 넘었다. 아쉬운 마음에 발코니에 나가보니 환한 길거리에 노랫소리와 시끌벅적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레이캬비크는 밤문화가 발달했나 봐! 늦은 시간에도 사람들이 많이 있나 봐! 하고 설레는 맘으로 남편과 함께 허겁지겁 나갔는데, 몇몇 술집만이 문을 열었을 뿐이다. 지열이 펄펄 끓고 어디에나 폭포가있고 바람까지 많이 부는 아이슬란드엔 전기가 넘쳐나는지 문닫힌 상점에도 불이 밝혀져있다. 약간 김새서 걷는데 꽃보다 청춘에 나온 악기점 보여 다시 맘이 들뜬다. 그래, 오늘은 첫날이니 내일 구경하면 될 거야!




아이슬란드는 외식이 상당히 비싸서 여행 중에도 식재료를 구입해 음식을 해 먹는다. 그래서인지 호텔에도 벽장 속에 작은 간이주방이 마련되어 있었다. 너무 배고픈 우리는 라면을 안주삼아 맥주 한잔 하려고 했는데,


없다. 공항에서 구입한 한 짝의 맥주가 다 사라져 버렸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자동차를 빌릴 때 트렁크에 실으려다가 그대로 두고 온 것 같다. 아이슬란드는 술이 비싸다던데.. 공항에서 꼭 사야 한다던데.. 걱정하다가 내일 연락해보기로 하고 라면 하나를 아껴먹으며 주린 배를 채우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신혼여행의 낭만은 찾아볼 수 없는 첫날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이슬란드를 향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