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고전문학
힘든 상황이 닥쳐왔을 때, 여러분은 어떻게 헤쳐나가시나요? 어떤 일이든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일과 마주하게 된다면 마냥 긍정적이기는 어렵습니다.
소설 '노인과 바다'에는 멕시코 만류에서 홀로 고기잡이를 하는 노인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깡마르고 주름이 깊게 잡힌 목. 밧줄을 다루다가 생긴 손의 상처는 지난 세월을 말해주는 듯했죠. 노인은 매일 조각배를 타고 바다로 나섭니다. 비록 84일이 지나도록 물고기 한 마리 잡지 못했지만요.
제가 살아 있는 동안은 할아버지가 굶은 채 고기잡이를 하시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예요
노인의 곁에는 한 소년이 있습니다. 처음 사십일 정도는 함께 고기잡이를 나갔었지만 오랫동안 빈손으로 돌아오자 소년의 부모는 아이를 다른 배로 옮겨가게 했습니다. 소년은 날마다 빈 배로 돌아오는 노인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습니다.
“네가 내 친아들이라면 너를 데리고 멀리 나가 한번 모험을 해 보고 싶구나. 하지만 네겐 아버지와 또 어머니가 계시니. 게다가 지금 넌 운 좋은 배를 타고 있고.”
노인에게 소년은 유일한 친구였습니다. 항상 노인의 끼니를 걱정해 주었으며 때로는 야구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말벗이 되어주었죠. 늘 노인을 마중 나갔고 그의 일을 도왔습니다.
난 정확하게 미끼를 드리울 수 있지,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단지 내게 운이 따르지 않을 뿐이야. 하지만 누가 알겠어? 어쩌면 오늘 운이 닥쳐올는지. 하루하루가 새로운 날이 아닌가. 물론 운이 따른다면 더 좋겠지. 하지만 나로서는 그보다는 오히려 빈틈없이 해내고 싶어. 그래야 운이 찾아올 때 그걸 받아들일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게 되거든.
드디어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고기를 낚지 못한지 꼭 85째 되는 날이었죠. 믿을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청새치를 낚았지만 바다 깊이 있는 물고기를 낚시줄 하나로 조각배 위까지 끌어올리는 건 무리였습니다. 노인은 낚시줄이 물속에 비스듬히 꽂힌 채 조각배가 북서쪽으로 끌려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네 시간이 지나도 고기는 여전히 배를 끌고 갑니다. 노인은 낚싯줄을 등에 감고 꿋꿋하게 버텼습니다.
'나도 저놈을 어떻게 할 도리가 없고 저놈도 나를 어떻게 할 도리가 없겠지, 저놈이 지금처럼 계속 버티고 있는 한에는 말이야.'
“여보게, 고기 양반, 그래 지금 기분이 어떠신가?” 그는 큰 소리로 물었다. “나는 기분이 좋다네. 왼손도 많이 좋아졌어. 오늘 밤과 내일 낮 동안의 식량도 갖추고 있지. 자, 친구, 어디 배나 끌어 보시지.”
실제로 노인은 정말로 기분이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 낚싯줄을 멘 등이 통증의 수준을 넘어 거의 무감각 상태가 아닌가 의구심이 들 정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이보다 더 심한 일도 겪었는걸, 하고 그는 생각했다. 내 오른손은 조금 긁힌 정도에 지나지 않고, 이제 왼손의 쥐도 풀렸어. 두 다리도 끄떡없고.
망망대해를 떠다니며 청새치와 실랑이를 벌인지 벌써 사흘째 되는 날입니다. 드디어 청새치가 수면 위로 모습을 보입니다. 노인은 의식을 잃고 기절할 것만 같은 상태였지만 모든 고통과 남아있는 힘을 총동원해서 청새치와 맞섰습니다. 마지막 힘을 다해 물고기의 옆구리에 작살을 꽂았고 그 바람에 물보라가 일어 노인과 배 위에 왈칵 쏟아져 내렸습니다. 겨우 앞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는 고기가 배를 드러내고 물 위에 떠있었죠.
"정신 차려야 해"
"그 방법으로밖에는 그놈을 죽일 수 없었어"
그들은 순조롭게 항해를 계속했고, 노인은 두 손을 소금물에 적시면서 정신을 똑바로 차리려고 애썼다. 하늘 높이 뭉게구름이 떠 있고 그 위에 엷은 새털구름이 많이 떠 있었는데 노인은 이것이 밤새도록 미풍이 불어 댈 징조임을 알고 있었다. 그는 그것이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것을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이 줄곧 고기를 바라보았다. 최초의 상어가 습격해 온 것은 그로부터 한 시간 뒤의 일이었다.
청새치를 배에 매달고 항구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며칠에 걸쳐 먼바다로 나갔던 만큼 돌아오는 길 또한 멀기만 합니다. 모든 것이 순조롭다고 생각한 때, 피 냄새를 맡은 상어들이 조각배를 따라 헤엄쳐오기 시작했습니다. 상어들은 빠른 속도로 맹렬히 배를 쫓아왔죠. 노인은 공격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하지만 해치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죠.
'빌어먹을 놈의 자식 같으니'
이제 무슨 생각을 해야 하나?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아무것도 없어.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다만 다음 상어 놈들을 기다리기로 하자. 차라리 이게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하지만 누가 알겠어? 일이 모두 잘 풀리게 될지도 모르잖아.
상어들이 노인의 청새치를 공격합니다. 그러고는 고기의 살점을 마구 뜯어가버렸죠. 가까스로 상어의 공격을 막은 노인은 고기 무게가 20kg쯤 줄어서 배는 그만큼 가볍게 달리고 있다고, 나는 집으로 점점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중이라고 애써 유쾌한 생각을 하려 노력을 했습니다.
또다시 상어들이 다가오는 게 보입니다. "아!" 노인의 외침은 다른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배 밑에서 노인의 청새치를 또다시 물어뜯고 있는 상어, 다시 한번 노인은 칼을 뽑습니다.
과연 노인은 항구까지 무사히 청새치를 가져 갈 수 있을까요?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오랜 기다림 끝에 그토록 원하던 물고기를 낚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예기치 못했던 수많은 고통이 있었고 치열하게 싸웠습니다. 자신을 의심하거나 비관하지도 않았습니다. 노인의 혼잣말에서는 어느 순간에도 의연해 지려 애쓰는 모습을 볼 수가 있죠. 그저 스스로를 다독였고 주변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노인과 바다'는 자연과의 싸움, 인간의 생존을 위한 본능, 정신의 힘뿐만 아니라 늙고 쇠약해진 노인의 사투를 통해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의 삶에는 너무나 많은 변수들이 있습니다. 힘들고 지치지만 고난과 시련을 극복해가면서 점점 성숙해지고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것 아닐까요.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서 깊은 잠에 든 노인, 무사히 돌아온 노인을 바라보며 울음을 터뜨린 소년. 그들은 다시 한번 낚시를 같이할 것을 약속 합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나요? 그것을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살고 계시나요?
삶에 대한 용기와 위로를 얻고 싶은 분들께 '노인과 바다'를 추천합니다.
지금까지 책 읽는 제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