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녕 Nov 17. 2020

#1. 어쩌면 N번 째 인생

:: 나는 당신의 삶을 저울질할 권한이 없다 ::

@an_yeong_

나의 이야기를 말하다


나는 흔히 말하는 지잡대, 지방에 인지도 없는 학교를 졸업했고 그 흔한 몇 명은 그런 곳 왜 다니냐고 비전이 없다고 나에게 말하더라. 음.. 글쎄 나는 대학생이라는 신분으로 경험하고 오히려 나에게 기회가 온 일들이 너무 많았다. 무엇보다 12년간 정해진 시간표를 벗어나서 내가 내 공부의 방향성을 잡고 하고 싶은 공부를 파고들 수 있다는 것에 너무 즐거웠다. 남들이 다 알만한 명문대학교를 입학했다면 나 또한 편견과 거만한 삶을 살았겠지. 물론, 학창 시절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학교를 입학하고 졸업했던 분들의 노력은 꼭 빛을 보길 바란다. 2N년 차 인생을 살아오면서 느낀건, 출신이 어떻든 출발이 어떻든 결과적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살아왔는지가 그 사람을 대신 말해주는 것 같다. 살아오면서 나의 이야기가 있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말하는 이가 아닌, 듣는 이로 인생을 살고 싶다.


19살, 20살, 내가 뭔가 되는 사람인 것처럼 우쭐거리며 교만했던 시절. 보이는 평판에 신경 쓰고 귀를 기울이던 어린 나의 모습. 대학교에서만 10년 넘게 일하신 아버지는 “네가 생각한 것보다 대학에서 제공하는 혜택이 많을 수도 있고, 똑똑한 놈들은 활용을 잘하더라. 대학 공부는 하기 나름이니 한 학기 다녀보고 네가 선택해라. 그땐 성인이니 네가 잘 판단하겠지.”라며, 나에게 선택권을 주셨다. 그때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깨달을 수 있었을까.


@an_yeong_


나는 나에게 비교당했다


직업도 남들이 원하는 대기업, 공기업 보다, 워라밸 있는 삶을 선택하기보다 하고 싶은 일을 먼저 시작했다. (사실은 내가 큰 기업에 갈 인재를 아니라고 판단하고 실무에 뛰어들었다.) 비교당하자면 월급도 최저로 받았고 남들 만큼 모으고 싶은 욕심에 악착같이 살았다. 그 누군가는 나의 악착함을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왜 그런 일을 하고 사냐고, 왜 그 돈 받고 그렇게 일하냐고, 왜 물건을 살 때 고민을 그렇게 많이 하냐고, 나 같으면 야근하고 그 월급으로 못 산다고 그 순간 비참해진 내 모습과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금액의 차이에서, 사회가 정해 놓은 기준에서 나의 직업과 위치가 허탈할 때도 있었지만, 나는 아마 다시 선택해도 미술을, 디자인을, 마케팅을 선택했을 것이다. 내가 잘하는 일에, 내가 좋아하는 일에 돈으로 환산되지 않은 가슴 벅찬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작은 것이라도 경험한 사람의 이야기는 풍성하다. 경험하지 않고서 이 성취감을 누가 알 수 있을까.


누가 뭐라고 해도 당신이 선택한 길을 함부로 말할 수 없다. 우리는 누군가의 인생을 왈부갈부하며 저울질할 수 없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