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Pont Neuf. Un mot.

퐁네프. 한마디.[퐁느프.앙 모.]

by 국화



호준이는 파리의 분주한 꽃 노점 사진을 올렸다.

그는 Salon du Livre de Paris 2025 — 파리도서전에 출장 온 참이었다.
4월. 꽃집 사장은 팔을 걷어붙이고 봄꽃으로 가득 찬 수레를 밀어 가게 앞 차양 아래 놓는다.

센강의 분주한 여행객들. . . 거리를 채우는 불어가 샻송처럼 흘러간다.


서울. 서영이는 그림에 사인을 하고 사진을 찍는다. 인스타그램. 스토리. 업로드.

그녀는 인친들 스토리를 훓다 스크롤을 멈췄다.


“아, 퐁네프~”~

그녀는 그렇게 댓글을 달았다.

그 한 마디였지만, 그들은 이미 서로의 언어를 알아본 듯했다.


곧 메시지가 오갔고, 그 대화는 호준이가 파리에 머무는 사흘동안 이어졌다.

책, 음악, 여행, 그리고 그림.
그들의 대화는 마치 오래된 LP처럼 느릿하지만 따뜻하게 돌았다.

지지직— LP 판의 잡음이 귓가에 들리는 듯했다..


호준이는 잠시 폰을 내려놓으며, 딸 사진이 걸린 세이프 스크린을 쓱 넘긴다.


그들 사이엔 현실이 만든 경계선이 있고,

그 경계 위를 걷는 감정은 깊고 조심스러웠다.


남자는 음악과 사진으로 자신을 표현했고,
여자는 그가 담은 파리의 하늘 아래 자신을 상상했다.


현실의 문턱

“언젠가 실제로 만나서 이런 이야기 나누면 재밌겠네요.”

“다음엔 파리에서 한잔해요.”

“Santé.”

파리의 노을과 서울의 새벽이 겹치는 찰나,
위스키 향과 달빛이 남아 있었다


그건 현실과 이상의 경계를 흔들었다.


Automne à Paris... le vœu du vent.

가을…바람 그리고 파리. Fall in Paris... wind wish

그리고 가을.

서영이는 샤를 드 골 공항에서 택시에 오른다.

“Au musée du Louvre, s’il vous plaît.”


호준이는 루브르 박물관 앞, 건물의 턱에 앉아 있다.
노트를 펴고 펜을 들었다. 쓱, 쓱 —

바람이 지나가며 향 같은 무언가를 남긴다.


호준이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쓱쓱 —


그러다, 고개를 든다.


바람이 불며 노트의 페이지가 앞으로 넘어간다.

서영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