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어벤저스를 만나다 ^^
2학기 팀플이 시작되었다.
우리 과 수업을 수강하는 애니메이션과 선배 두 명과
동기 하민이와 한 조가 되었다.
운 좋게도 셋다 엄청난 디지털 능력자들인 데다
첫 회의부터 라테를 많이 배려해주어
주눅 든 마음이 순식간에 편안해졌다. ㅠㅠ
팀원들에 비하면 까막눈인 디지털 실력..
적어도 기획만큼은 팀에 도움이 되어야 했다.
며칠을 머리를 싸매고 낑낑대며 ㅎㅎ 아이디어를 연구했다.
기억에 관한 진위여부를 흐리게 만드는 위조? 작업이었다
.
레퍼런스는 레바논 작가 왈리드 라드.
15년에 걸친 레바논 내전에 관한 기록을
국내해외 각지의 기록물 보관소에서 수집하여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것이 아닌
상상의 인관관계 속에 디지털 아카이브로 재구성
레바논의 역사적 외상을 불러내고 그 치유를 말하는 작가이다.
작가는 아틀라스 그룹이라는 가상의 언론 미디어를 통해
cia 요원의 중동 테러 보고서들을 조작해
각국의 주류 미디어에 전송하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한 조작을 통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주류 언론들이 다뤄온 중동 관련 기록물.
더 나아가 기억과 증언이 담긴 유형 기록물에 대한
우리의 시각에 균열을 일으켰다.
그의 작업을 처음 보았을 때
내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중동 관련 뉴스는 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테러가 메인이라는 게 떠올랐다.
서방 주류언론 보도를 그대로 송출한...
불에 타 잔해만 남은 자동차들. 폐허가 된 허름한 건물들의 사진과 영상들..
그게 모두 사실이었을까..
기록은 어떻게 기억을 증명할 수 있는가?...
잠을 부르는 꼰대의 아이디어가 아닐까 싶어 제안을 하면서도 너무 떨렸다..ㅠㅠ
감사하게도 팀원들은 적극 찬성해 주어 바로 진행할 수 있었다.
내 눈에는 마치 어벤저스 같은 팀원들...
혹시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라고 말하면
바로 3d 이미지를 만들어 화면에 띄워주던 하민이의 3d 실력은
정말 마술을 보는 것 같았다.
최초 아이디어에 mz세대의 유연하면서도 감각적인 시각이 덧붙여지면서
작업은 나날이 발전되어 갔다.
작업 자체도 좋았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은
회의 때마다 라테의 의견을 존중해 주던 팀원들이다.
mz들의 소통 언어는 지극히 간결하다
모든 것을 이미지로 소통하는 세대
한 두줄의 텍스트 문자외에
전화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세대ㅠ
하지만 따릉따릉 ! 아날로그 전화기 수다 삼매경 세대인 라테는 ㅋㅋ
최소 그들의 5배는 부연설명을 덧붙여야 뭘 말한 것 같은. --
그런 라테의 주절거림을; 끝까지 듣는 것도 고역이었을텐데도
항상 웃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주던 친구들이 참 감사하다..
그렇게 2학기 중간고사의 중요한 과제가 마무리되고
입학 후 첫 축제가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