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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익 Aug 20. 2024

장소를 놀래키기.

feat 첫 번째 개인 퍼포먼스. 

대학점퍼를 입은  중년 여성이 

엄동설한, 꽁꽁 얼어붙은  저수지를 향해   걸어간다.

그리고는 텀블러를 열어 펄펄 끓는 물을 

얼어붙은 저수지 표면에  쏟아붓는다. 


저수지는 두 번 놀란다.

대학 점퍼를 입었으나 대학생이라기엔 말도 안되는 중년여성에!

얼음 위로 쏟아지는 펄펄 끓는 물의 감각에!


라테 인생 최초의 개인 퍼포먼스. (아.... 이불킥킥킥...ㅋㅋㅋㅋㅋ)

장소를 놀래키기. surpring the place


1학년 2학기 현대예술기초 기말 과제는 개인 퍼포먼스였다.

동기들처럼 동시대의 디지털 세계를 다룰 없던; 라테는

궁여지책으로 ㅎㅎ

익숙한 아날로그 세계.

그중에서도 장소를 경험하는 방식에 대한 퍼포먼스를 생각했다.


나들이 스폿, 흔히 명소라고 불리는 

특정 장소를  우리는 어떻게 감각하는가...

휘 둘러보고

사진을 찍고

집으로 돌아와 곧 잊어버리는...

동일한 감각과 관계를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가..


특정 장소가 경험해 본 적 없을법한 

새로운 감각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통해 

나와 장소라는 물리적 공간이 맺는 관계를 

재설정하고 싶었다. 


1학년이라 통과받았지 지금이었으면 사실 통과 못했을거다..

하지만 뭔가 애정이 가는 작업^^;


최강 한파로 영하 17도까지 떨어진 겨울 아침.

아래위로 내복을  두 겹씩 입고;; (동상이 너무 무서운 라테.. ㅠ )

수원 일월 저수지로 남편을 데리고 갔다.


남편에게 카메라 동선 리허설을 시켜본다. 

이때만 되면  세상 표독해지는 라테의 눈빛...

지난 1학기에 라테의 무급조수로 시달리며 구박을 받았던 남편은 ㅋㅋ

이번에는  그럭저럭? 라테의 주문을  캐치해서 

 라테 악마의ㅋㅋㅋ 짜증을 용케 피했다.

아뭏튼 감사... ^^;


영상이 안 올라가서 캡처로 올립니다^^;;

저수지에 뭔 나쁜 짓 하는 줄 알까 봐.. 마스크로 얼굴 가림..ㅎㅎ

10분 정도 손을 노출했는데

어찌나 추운지 바로 얼어붙더라는...미세한 동상에 걸린 ㅠㅠ

그나마 겨울 내복 두 겹의 위력으로 다른덴 무사했음 ㅠ

이런 게 바로 생쑈!!! 일 텐데...


라테의 학업 자체가 

매일매일 생쑈의 연속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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