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도의 마지막 겨울방학1.

업보 청산의 계절학기!

by 장익


졸업 전시만 마치면 제대로 브런치를 운영하겠노라 호기롭게 약속 글을 올렸던 라테.

하지만 마지막 겨울방학은 예상보다 훨씬 빡빡한 일정의 연속이어서

이제야 글을 올리는 염치없는 라테가 되어버렸다.

변명하자면 긴급하게 해결해야 할 두 가지 과제 때문이었다.

하나는 계절학기 수업

또 하나는 세대융합 창업 캠프였다.


1. 계절학기! 업보빔

고백하자면 라테는 학교 가는 날을 최소화하고자 매 학기 꼭 필요한 학점만 신청해 왔다. 체력이 갈수록 힘에 부쳐 어쩔 수가 없었다. ㅠㅠ 특히 마지막 학기는 졸업 전시에 전념하기 위해 최소 학점만을 신청했다. 그리고는 졸업전시가 끝나자마자 그간 쌓인 업보빔을 맞은 라테.

졸업 이수 학점이 무려 6학점이나 모자라는 사태.....결국 겨울 계절학기 수업을 두 과목이나 들어야 했다. 과목당 33만 원, 총 66만 원이라는 거금 앞에서 지난 학기에 받은 장학금을 떠올리며 위안을 삼아보려 했지만, 아무리 본인의 건강과 맞바꾼 비용이라해도 밀려오는 자책감은 어쩔 수가 없었다.


2.어쩔수가 없었던 ㅋ '극강'의 디지털 수업.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3학점짜리는 난이도 최상인 디지털 관련 과목들만 남아 있었다.

포토샵ai일러스트와 '디지털 영상 제작'두 과목을 신청했다.

그중 디지털 영상제작은 어마어마하게 깐깐한 과제로 악명 높은 교수님이셨다.

그래서인지 수강 인원이 15명뿐이었다. 다들 나처럼 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온 것 같아 내적 친밀감 장난아님;

매 수업 에프터이펙트와 애니메이션 기술을 배우고, 수업 직후 한 시간 안에 결과물을 만들어 제출해야 했다. 친구들보다 손도 느리고 이해도 더딘 내겐 그것은 죽음에 가까운 일정이었다.ㅠㅠ 게다가 얼굴을 비추는 카메라를 필수로 켜놓아야해서, 설명을 못 따라가거나. 기능이 잘 안될때마다 툴툴대는 라테의 적나라한 얼굴이 화면에 잡히고 있었다. 차츰 카메라를 끄는 친구들이 늘어났지만 그나마 태도 점수라도 받고 싶었던 라테는 세 시간을 풀로 켜놓고 수업을 들었다. ㅠㅠ


3. 나비처럼 파닥거리는 라테의 우주선

교수님의 설명을 눈에 불을 켜고 들어봐도 잘 안되는 것 투성이라 처음엔 공황장애가 올 뻔했다.

그래도 죽으란 법은 없는지 유튜브 영상들을 보고 또 보며 예습하고

주말이면 딸을 붙잡고 알려달라고 괴롭혀?서 엄마는 왜 그러게 학점관리를 안했냐는 ; 질책을 감수하며 ㅋ

기술을 익히다보니, 매일 제 시간안에 과제를 올리는 데는 성공한 라테.


하지만 퀄리티가 문제였다. 제출 드라이브의 친구들 영상과 비교해보고야 알 게 된 거였지만 ㅎㅎ

산봉우리를 빠르게 비행하며 섬광을 내뿜는 친구들의 우주선과는 달리 라테의 우주선은

마치 나비처럼 파닥파닥, 뒤뚱거리며 봉우리에 올라앉아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뜨앗...


"성실도가 최우선이다. 퀄리티보다 수업을 잘 들었는지가 중요하다"는 교수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시간내에 올렸음 된거야. 라며 위안을 삼으며 고고씽.

하지만 그런 라테를 약올리듯 이번엔 안구건조증이 찾아왔다. 인공눈물과 안약을 수시로 넣어도 따가운 통증과 수시로 흐르는 눈물 ㅠㅠ.

그도 그럴 것이 바로 전 수업도 포토샵과 일러스트 툴을 세시간동안 두들겨야하니.

장장 6시간 동안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깨알 같은 툴을 조작하느라 50대 라테의 눈은 만신창이가 된 거였다. 매일 아침 9시에 시작해 오후 4시 마감 기한에 맞춰 과제를 올리고 나면, 정말이지 몇 시간 동안 멍하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널부러져있었다. 힘든 김에 살이라도 빠지면 좀 좋았겠으나, 그건 또 아닌 ㅋㅋ


4. 드뎌 업보청산의 날.

누굴 원망하겠는가. 모든 것이 본인의 업보인 것을.

업보는 스스로 청산하는 것임을 깨달으며 ㅠ

고통스런 날들을 꾸역꾸역 넘기자 결국은, 계절 학기의 마지막 날을 맞이 하게 되었다.


디지털 영상 제작 교수님은 여러모로 특이?하신 분이었다.

한명씩 이름을 부르시면서 학점과 그 이유를 말씀하시겠다는 청천벽력같은 언급.


헉. ..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동시에 주저앉을 듯한 현기증에 앉아 있기도 힘든 상태 ㅠㅠ


"자. 다음 . 라테 학생.! 라테 학생은 과제중 일부기능의 미적용이 있었습니다. 그 부분은 감점되셨구요. "


순간 나비처럼 파닥이는 우주선이 떠올라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라테.ㅠㅠ


"하지만 매 수업시간 내내 카메라를 켜주시고

성실한 태도로 수업을 따라와주셔서

태도 점수 만점 드렸습니다.

A 학점대로 분류되셨어요!


?? ....

가....가...감사합니다

...(기어들어가다 못해 앓는 소리처럼 들렸던

라테의 대꾸)


어안이 벙벙한 채로 그렇게 학점 업보청산을

마무리했던 라테의 마지막 겨울 방학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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