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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익 Dec 24. 2023

브런치 단상

인형 뽑기

도박을 해본 적은 없지만

도박 비슷한 행위에 몰두 한 적이 있었다


인형뽑기

아이가 어릴 땐 아이 준다는 핑계로 인형을 뽑았다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일이 잘 안 풀리거나

내가 작아지다 못해 가루가 된 것처럼  여겨질때면

인형뽑기 전문점에 갔다 .


처음에는 당연히 잘 안 뽑혔다..ㅠㅜ

될듯될듯 이번은 꼭 꼭 !! !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몇천원을 날리곤 했다.

하지만 점점 스킬이 늘어났다


귀엽고 예쁜 인형이 보이면

어떻게든 저 인형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으로 레버를 이리 저리 움직일 때의 짜릿함은

도박판에서 주사위를 던질 때와 비슷할 것 같다;

누군가 그런 내 모습을 주의깊게 봤다면

참 해괴 했을 것이다


머리가 희끗한  중년 여성이

인형뽑기 기계 앞에서

으악 으악 거리는 모습이란…ㅋ


운이 좋아 한 번에 뽑힌 날은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뻤다

특히 레어템들 ㅎㅎ


하지만 집에 인형을 가지고  오면

다시는 쳐다보지 않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나는

한 달에 일이만원어치는

 꼭 인형을 뽑았던 것 같다


학교에 들어오면서 인형 뽑기를 안하게 되었다.

 공부 스트레스로 뽑고 싶을 만도 한데

이상하게 전혀 생각이 안 들었다

힘들고 괴롭기도 하지만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다보니 

내 마음이 충만해진 느낌 때문인 것 같다..


사람이 뭔가에 중독 될 때는

자신이 충만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해서가

아닐까 한다


언젠가는 나도 우리 학교를 떠날테니

이 충만함도 사그라 들겠지만 ;


어쨌든 학교에 오고 2년 동안 인형 뽑기는

한 번도 하지 않았으니 그게 어디인가..


그러다가 얼마전

남편과 수원 행궁에 놀러 가서

오랜만에  한번 해볼까~ 감회가 새로운 맘으로 ㅋㅋ

하나를 뽑아 왔다

이녀석은 그냥 갖고 있으려고 한다 ㅎ

p.s 그 많던 인형들은

인형들은 나이 어린 조카가 태어나면서

전부 입양을 보내서  이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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