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뽑기
도박을 해본 적은 없지만
도박 비슷한 행위에 몰두 한 적이 있었다
인형뽑기
아이가 어릴 땐 아이 준다는 핑계로 인형을 뽑았다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일이 잘 안 풀리거나
내가 작아지다 못해 가루가 된 것처럼 여겨질때면
인형뽑기 전문점에 갔다 .
처음에는 당연히 잘 안 뽑혔다..ㅠㅜ
될듯될듯 이번은 꼭 꼭 !! !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몇천원을 날리곤 했다.
하지만 점점 스킬이 늘어났다
귀엽고 예쁜 인형이 보이면
어떻게든 저 인형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으로 레버를 이리 저리 움직일 때의 짜릿함은
도박판에서 주사위를 던질 때와 비슷할 것 같다;
누군가 그런 내 모습을 주의깊게 봤다면
참 해괴 했을 것이다
머리가 희끗한 중년 여성이
인형뽑기 기계 앞에서
으악 으악 거리는 모습이란…ㅋ
운이 좋아 한 번에 뽑힌 날은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뻤다
특히 레어템들 ㅎㅎ
하지만 집에 인형을 가지고 오면
다시는 쳐다보지 않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나는
한 달에 일이만원어치는
꼭 인형을 뽑았던 것 같다
학교에 들어오면서 인형 뽑기를 안하게 되었다.
공부 스트레스로 뽑고 싶을 만도 한데
이상하게 전혀 생각이 안 들었다
힘들고 괴롭기도 하지만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다보니
내 마음이 충만해진 느낌 때문인 것 같다..
사람이 뭔가에 중독 될 때는
자신이 충만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해서가
아닐까 한다
언젠가는 나도 우리 학교를 떠날테니
이 충만함도 사그라 들겠지만 ;
어쨌든 학교에 오고 2년 동안 인형 뽑기는
한 번도 하지 않았으니 그게 어디인가..
그러다가 얼마전
남편과 수원 행궁에 놀러 가서
오랜만에 한번 해볼까~ 감회가 새로운 맘으로 ㅋㅋ
하나를 뽑아 왔다
이녀석은 그냥 갖고 있으려고 한다 ㅎ
p.s 그 많던 인형들은
인형들은 나이 어린 조카가 태어나면서
전부 입양을 보내서 이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