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짝꿍이 된 친구와 아이들을 데리고 양평 석산계곡 옆에 있는 펜션에 놀러 갔다 왔다. 편한 친구와 가는 여행이라 가기 전부터도 마음이 편했다. 아침일찍 7시부터 움직였다. 펜션 주인을 짝꿍 어머니께서 잘 알고 계셔 펜션에 일찍 와서 놀아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이렇게 일찍 가서 뭐하며 놀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침 일찍 부터 떠나는 것에 설레이고 좋았다. 길을 잘 아는 짝꿍 덕분에 밀리지 않는 국도 길을 가면서 차들도 거의 없고 경치가 끝내주는 산길 도로 타고 달리니 한산했다. 도착하니 10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펜션은 원래 3시부터 입실이라 와서 쉬다가 저녁에 고기 구워먹으면 금방 밤인데 일찍 오니 여유로웠다.
아침은 미리 사가지 온 김밥과 빵으로 해결하고 우린 커피 한잔 마시며 캠핑 의자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아이들은 킥보드로 썰매타기도 하고 벌새도 쫓아다니고 넓은 운동장을 뛰어다니며 놀았다. 한달 사이에 짝꿍은 여러가지 힘들었던 일을 터 놓았다. 수학 기간제 교사인데 요즘 학교에서의 수행평가 방식, 선생님들과의 생각 충돌, 아이와 아이 엄마와의 이야기들 까지 3월 한달 사이에 일어난 일이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일이 많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모양이다. 나 같아도 힘들었을 것 같다. 외로이 싸우고 있었을 짝꿍을 생각하니 안쓰러우면서도 대견하다고 칭찬해 주고 싶었다.
우리의 이야기 꽃이 피어나면서 햇살도 따사로웠다. 햇살을 피해 캠핑의자를 이리 저리 움직이며 앉았다. 낮에는 여름이 다가오는 날씨였다. 햇살을 듬뿍 맞아 비타민 D가 생성 잘 되는 하루 였다. 이야기 꽃을 피우다 보니 슬슬 배가 고프기 시작하였다. 싸들고 온 고기, 햄, 새우, 김치, 밥 등등 먹거리들로 풍성한 오늘이다.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방안에서 환기를 시키며 팬에 고기, 햄과 새우를 구웠다. 밥상이 차려지고 쌈채소에 쌈을 싸서 우적우적 배의 허기를 채운다. 아이들도 배가 고팠는지 잘도 먹는다. 새우까는 짝꿍에게 고기쌈을 한줌 싸주며 서로의 정이 오고 간다. 맛있어서 아구가 아플 정도로 빠르게 음식물을 씹어 배를 채운다. 맛있는 밥상 한끼가 또 차려지고 먹고 있다. 너무 맛있다를 연발하며 먹고 또 먹고 배가 터질듯이 먹고 나서야 속도가 느려지는 먹부림을 또 한다.
두둑히 먹고 정리하니 벌써 저녁이 가까워진다. 조금 어둑해 졌을 때 짝꿍은 장작을 넣어 불멍할 수 있도록 모닥불을 피워준다. 싸늘했던 공기가 모닥불로 인해 따스해 진다. 불멍이 시작되었다. 짝꿍과 나는 또 다른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낸다. 아이의 친구들 이야기를 하며 서로의 의견도 묻고 내 생각도 정리해 본다. 요즘 나의 근황도 이야기 해본다. 하루를 글쓰며, 필사하며, 보내고 있다는 나에게 응원해 주는 친구이다. 공모전도 응모해 보고 싶다는 말에 더없이 환호를 보내준다. 요즘 내가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이 생겨 너무 좋다고 하였다. 외로움도 덜어준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이런 저런 대화를 하고, 옥수수와 떡도 모닥불에 구워먹고 어느 새 밤이 되어 간다. 하루가 길었지만 알차게 논 하루 였다.
아이와 함께 이불 속에 들어간다. 금방 잠에 취한 아이다. 놀러 와서 일찍 잠을 청하는 우리이지만 그만큼 일찍 시작한 하루 였다.
짝꿍은 새벽 5시부터 일어나 이런 저런 일을 하며 부지런하다. 나는 잠이 깨서 활동하려면 아침 8시는 되어야 한다. 각자의 아침을 맞이하며 우린 아침 밥상을 차려 맛있게 먹었다. 가기 전에 짜파게티도 끓여 먹자며 의지도 다진다. 문을 열고 나가 아침 공기를 맞이한다. 상쾌하고 경쾌하다. 다시 우린 커피 한잔을 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하루 사이에 일어났던 생각과 나의 생각들을 공유하면서 여유로운 아침을 맞는다. 일찍부터 일어나서 논 아이들은 아침먹고 2시간이 지나자 또 배고프다고 한다. 짜파게티 대령이오. 짜파게티 먹고 싶어서 배고프다고 한 것 같기도 하다.
맛있게 먹고 놀고 가는 길 밀릴 수도 있기에 조금 서둘러 출발길에 오른다. 이렇게 1박 2일을 함께 여행 온 짝꿍과 이야기하고 즐긴 시간이 소중하고 좋았다. 가족과 있는 것처럼 편안했던 펜션 여행, 두런 두런 이야기 속에 우리의 우정은 더 돈독해지고 더 편안해 진다. 서로에게 좋은 사람인 것도 좋지만 서로에게 편안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더 좋다. 아이들도 즐거웠던 추억이 생겼다. 아이들이 핸드폰들고 사진 찍는다고 구석 구석 찍은 사진을 보며 좋았던 시간을 반추해 본다. 그 사진들 덕분에 못보던 구석 까지 알게되었다. 포토그래퍼 아이들 덕분에 사진 추억 까지 알뜰하게 남긴 추억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