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손바닥

by 한영옥

"이모" 부르는 소리가 현관문에서 들린다. "우리 아로 왔네." 하면서 반가이 현관문을 연다. 문을 열자마자 쫑알쫑알 얘기하는 9살 키작고 귀여운 꼬마 아이는 내 친구 딸이다. 엄마가 일하러 가 있는 시간 우리 집에 와서 간간히 적적함을 달랜다. 난 아이가 한명이라 딸 한명 더 생긴 기분이다. 문을 열고 집에 들어오면서 책가방을 놓고 겉옷을 벗고 " 이모, 이모 , 오늘 학교에서 이거 만들었어요. " 하며 학교 이야기를 중계하기 시작한다. 나는 중간 중간 추임새를 넣으며 아이의 흥을 돋운다.


우리 딸은 학원을 갔기에 집에 올려면 2시간은 넘게 남았다. 그 시간동안 아로와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한다. 평소에는 핸드폰하고 간식 주면 먹고 혼자서도 잘 놀았는데 오늘은 같이 놀자고 한다. 그러면서 시계를 흘쩍 흘쩍 보면서 언니 올 시간을 기다리는 눈치이다. 우리는 스케치북을 꺼내들고 그림을 그리기로 하였다. 책상 위에 스케치북을 놓고 물감으로 채색할 것이기에 물이 들은 물통과 파레트, 물감, 붓을 준비했다. 그리고 여러 그리기 도구들 색연필, 싸인펜, 연필 등으로 그리기 할 채비를 갖추었다.


아로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 제 손은 제가 그릴테니 이모 손은 이모가 그리세요." 하며 자신의 손바닥을 스케치북에 대고 손가락을 따라 그린다. 나도 오랜만에 그려보는 손바닥이라 제법 재미에 빨려 든다. 각자 손을 그리고 그린 손은 자신이 꾸미는 거였다. 아로는 먼저 아이답게 예쁜 핑크색을 골라서 하트 모양을 그린다. 나는 좀 다른 것을 그릴려고 내가 좋아하는 꽃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손톱을 그려 매니큐어를 칠해 주었다. 예쁜 분홍색으로 우린 하나 하나 색칠하면서 예쁘게 잘 색칠했다며 칭찬도 나눈다. 점점 손바닥 그림에 집중되고 더 예쁘게 꾸미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러더니 아로가 반지를 만들어 준다. 반지를 3개 만들거라고 하니 나도 질세라 반지를 만들어 주었다. 벚꽃반지, 나비 반지. 별반지 까지 아이 이길려고 4개나 만들어 주었다. 우린 또 뭘로 꾸밀지 고민한다. 나무도 그리고 구름도 그리고 아로는 7가지 색깔 무지개도 그렸다. 점점 모양이 갖쳐지는 손바닥이다. 어느 정도 꾸미고 살색이 없길래 손바닥을 노란색으로 칠해 보았다. 노란 꽃밭 같은 느낌이다. 아로는 내 손바닥에 별을 더 그려보라고 한다. 그래서 한 두개만 그린 별을 마구 마구 별이 쏟아지게 그려 놓았다. 완성된 손바닥 그림을 보고 우린 예쁘다며 좋아한다.


<<아로와 함께 그린 손바닥 그림>>


이모 손, 아기자기한 아로손 그린 그림을 사진으로 남기고 엄마에게 사진 전송을 한다. 아로 엄마는 너무 예쁘다하며 칭찬해 준다. 아로가 흠뻑 잘 놀았는지 언니 올때까지 게임한다고 한다. 나는 내 핸드폰을 내어 주었다.


손바닥 그림을 완성하는데 거의 1시간 넘게 걸렸다. 그 사이에 아이와 많은 대화가 오고 갔다. 손바닥 하나에 이렇게 많은 상상을 할 수 있구나 생각되는 시간이었다. 덩달아 나도 어린 아이가 되어 재밌게 논 기분이 들었다. 아로와의 즐거웠던 그림 시간, 우리 아이가 아닌 친구 딸 아이 였지만 누군들 어떠하리, 그 시간이 가치있고 즐거웠으면 되었지!!


며칠 후 우리 아이도 내게 다가와 손바닥 그림 함께 그리자고 한다. 한번 해 본 경험 덕분에 우리 아이와 교감하고 즐거워하며 서로의 손바닥을 완성하였다. 아이의 손바닥 그림을 보니 나와 손바닥 크기가 비슷해 져 간다. 어느 순간 부쩍 자란 아이의 손바닥을 보니 마음이 뭉클하다. 우리 아이 손바닥에는 귀여운 핑크 토끼가 있네!! 토끼 같은 녀석, 사랑하는 우리 딸과의 시간에 감사하고 행복하다.

<<딸아이와 함께 그린 손바닥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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