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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환정 Dec 19. 2017

겨울, 스칸디나비아를 여행한다는 것_(7)

산타마을

산타마을에서 나는,

산타클로스를 만나기에 앞서 마을을 둘러보기로 했다.




마을의 바깥으로 향하는 길은 한적했다.

아니, 아무도 없었다.

정적이었고 정지인 상태의 공간이었으며 시간이었다.

난 그 한가운데에 천천히 누웠다.

눈은 차갑지 않았고 하늘은 어둡지 않았다.

누구도 곁을 지나지 않았으며 그래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고요한 크리스마스가,

산타클로스의 집에서 불과 1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존재하고 있었다.

난 그게 더 할 나위 없이 좋았다.


아마 10분은 그냥 누워만 있다가 일어나 다시 마을 쪽으로 길을 잡았다.

대신 산타마을 중앙이 아니라 외곽 쪽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이는 곳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곳은 비현실의 세계였다.


나는 자작나무 숲으로 접어들었고

그 안에서 썰매를 매고 있는 순록들을 보았다.

썰매에는 이런저런 짐들이 실려 있었지만, 선물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모두 이 세상의 것들이었지만

무엇 하나 진짜처럼 보이질 않았다.

진짜처럼 보이면 안 될 것 같았다.

하얀 콧김을 내뿜는 순록들 곁에서

나는 함께 숨을 쉬며 가만히 서 있었다.


태양의 존재감을 느낄 수 지역이라 하늘은 금방 어두워졌다.

다시 걷던 길을 따라 가다 보니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다고 숫자가 많은 건 아니었다.

그렇다고 외롭거나 쓸쓸하지는 않았다.

겨울이고, 크리스마스였으며, 산타마을이었으니까.


눈으로 만들어진 작은 카페의 입구에서

나는 잠시 한숨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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