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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환정 Apr 10. 2021

어쩌면, 역사상 가장 진보적인 20대의 등장

우리는 무엇을 위해 투표하는가


2021년의 20대는,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진보적인 20대다.


다만 그 진보라는 게

좌우를 나누는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정치적 혹은 사상적 개념은 아니다.

그저 시대의 변화를 가장 앞장 서서 바꾸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의 20대들에게 민주주의는 천부인권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피 흘리며 싸워서 쟁취한 게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것이라는 인식.


이런 인식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논의는 제외하겠다.

그저 지금의 20대들에게 이념이라는 건 아무 쓰잘 데 없는 단어가 되었고

그래서 자신의 이익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혹은 내가 싫어하는 대상을 추락시킬 수 있는 투표를 했다 것이다.


대의나 명분보다 내가 갖고 있는 욕망과 기분이 무엇보다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는 의미.

나는, 단언컨대, 이런 변화가 분명히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철 없는 애들이 뭘 알고..."라면서 혀를 찰 일은 결코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제서야 20대를 통해

이념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를 발견할 수도 있게 됐을 테니까.


이데올로기로 인해 눈 감아야 했던 우리편의 잘못이나

애써 폄하해야 했던 상대편의 장점에 대해 

좀더 유연한 자세를 취하는 방법을

지금의 20대에게 배워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로 인한 부작용도 있을 게 분명하다.

그들 역시 성인이기에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할 테고.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수정하다 보면

거대 담론에 매몰돼 있던 세대들보다는 훨씬 합리적인 선택을 할지도 모를 일.


투표권이 생긴 이후, 

단 한 번도 민정당 후손들에게 표를 주지 않았던 내게는

이번 선거 결과가 굉장히 속이 쓰린 일이긴 하다.


그럼에도 세상은 변하고 그에 따라 가치 역시 변화한다는 사실을

이번 보궐을 통해 배우려고 한다.


지금의 40대들은 보아가 오리콘 차트 1위 했을 때 "우와!" 했지만

지금의 10대들은 BTS가 빌보드 차트 1위 하는 게 당연한 시대를 살고 있다.

그들과 40대는 동일한 물리적 공간에 있지만

부대끼는 세상은 너무나 달라졌지 않나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제 그런 세상을 

누가 더 오랫동안 살아가야 하는지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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