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시간선의 어떤 개천절

올해의 브런치 목표는 매일 1글 쓰기, 좋아요 20개 받기, 그리고 관심작가 100분에게 등록되기입니다만 이런 부끄러운 글로는 현재로선 어렵겠죠. 하지만 하루하루 써가면서 글쓰기 체력을 다시 올려보려고 합니다. 그러면 일상 속 주제도 교훈도 명료하게 떠오를 때가 오겠죠.



오랜만에 비가 흐르는 주말이었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아들과 함께 길을 나섰다. 아직 대중교통이 어색한 아들을 데리고 비오는 길의 버스를 타는 것은 다소 무모했지만 지금 아니면 이런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몸은 고생했지만 꽤나 즐거운 경험이었다. 군대에서의 판초우의는 굉장히 냄새만 나고 칙칙한 물건이었던 것에 반해 어린이용 판초우의는, 물론 아내가 잘 골랐겠지만, 노란 병아리가 수놓아져 있는 산뜻한 그림이었다. 같은 동아리를 했던 친구와 어느 날 안부를 주고받던 중 알고보니 내가 사는 집과 지척의 거리에 집을 얻어서 살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를 계기로 휴일에 만나게 된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먼 거리의 친구들은 정말 만나기 어렵거나 그 친구들이 내 거주지 근처로 와주는 배려를 해야 겨우 만나게 된다. 안그러려고 했지만 그렇게 되더라. 무튼 건물 일층의 작은 가게에서 친구를 조우할 수 있었다.


2022년의 마흔살의 시간선은 네 살의 시간선과 다르게 흐른다. 우리가 살면서 숱하게 마주하게 되는 세대차이라는 것도 실은 '어긋난 시간선'을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서 온다고 본다. 같은 시대를 살고 있지만 그 시대를 어느 나이에 어떻게 누구와 함께 경험했냐에 따라 우리는 각자의 다른 2022년 10월3일을 살고 있는 것이고. 시간이 숱하게 흘러 나와 친구가 할아버지가 되었을 무렵 아들놈은 이렇게 셋이 만난 2022년의 개천절을 기억할까 궁금함이 솟아났다. 이 시간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어둘까 했지만 남자 셋이서 사진 찍는 것도 좀 남사스럽고해서 이 날의 증거는 친구가 아들에게 사준 장난감으로 대체하기로 한다.


하루를 쉬면 더 생산적인 일을 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하루를 더 알차게 쉬고 그 다음날

그 만큼의 회복을 바탕으로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가? 아직 마흔이 다 되었지만 그 답은 알 수 가없다. 내가 육십이 되면 이 질문에 스스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누가 워커홀릭은 실제로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안하는 그 상태가 불안한 것이라고 했다. 나는 잘 쉬고 다음 날 일하고 싶지만 주변 사람들이 모두 워커홀릭인 관계로 뭔가 휴일에도 성과의 진행이 없으면 안될 것 같은 타의적 불안감이 있다. 그래서 이렇게 나와서 하루를 마무리 하기 전 내일 업무를 준비하고 일주일 업무를 계획을 하긴 한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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