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말을 걸어온 사람들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 최선의 선택은 어떤 것일까?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까지는 피아노 학원 2~3년 보낸 것 외에는 사교육을 거의 시키지 않았다.아니 시키지 않은게 아니라 시키지 못했다는게 맞다.
그나마 학교에서 하는 방과 후 수업에서 미술.컴퓨터.운동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학교의 지원을 받아 접하게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가정형편이 사교육을 시킬 정도의 여유도 없으니 아이들이 공부외에도 방과 후수업에서라도 다양한 것을 해 보고 어떤 적성이 있는지 찾아 주고 싶은 작은 바램도 있었다.
학교 공부는 내가
집에서 틈틈이 아이들 예습 복습 위주로 봐 주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중학교를 가니, 예체능방향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나마 공부를 어느정도 해내니 공부로 진로를 찾는게 최선이었다.
영 어 .수학은 학습지나 동네 학원을 다니면서 어느정도 최상위권 유지 했다.
딸아이가 고등학교에 갔을 때에도 형편이 좋지 않을 때라 사립대학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등록금 없는 사관학교나 등록금이 적은 국립대학을 목표로 해야했다.
주위에 초등교사하는 지인을 보니, 육아나 방학 그리고 연금 등 모든 부분에서 안정적이라 여자 직업으로는 괜찮을 것 같았고, 교육대학교 등록금도 국립대학교 보다 더 저렴해서
딸아이에게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딸아이 성적은 사립 명문대 성적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교대를 지원했다.
딸아이도 가정형편을 잘 알았는지 별 이견없이 교대를 지원해서 합격했다.
그런데 딸아이가 졸업할 때쯤부터 초등교사가 안정적인 직업이아니라 극한 직업으로 바뀌었다.
연금은 국민연금 수준이고 월급은 박봉에 악성학부모 민원에 언제 어디서 아동학대로 신고당할지 모르는 지뢰밭 같은 직업이 되었다.
딸아이를 생각하면 다른 방향의 진로를 알아보지도 않고 우선 학비 적게 들고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딸아이의 진로를 적극적으로 권유한 것이 후회가 막심이고 늘 미안하고 염려가 앞선다.
딸아이는 다른 길도 한 번 찾아보던지 겸직 가능한 일도 찾아봐야겠다고 한다.
예전 같으면 말렸을 텐데 요즘은 적극적으로 알아보라고 한다.
학창 시절 어느 책에서 읽은 글귀이다.
유대인은 '루프트 맨슈'라고 불려졌다고 한다. 공기 같은 인간이다'는 뜻이다.
“루프트맨슈(Luftmensch)”라는 표현은 단순히 개인 성격 묘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역사적으로 유대인을 지칭할 때 자주 쓰였던 말이라고 한다.
유대인을 그렇게 부른 이유와 배경은
중세~근대 유럽에서 유대인들은 땅을 소유하거나 농업에 종사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되었다.
그래서 농부, 토지 소유주가 되지 못하고, 상업·중개업·금융·지식노동 같은 “비물질적 직업”에 종사할 수밖에 없었다.
“공중에 떠 있는 사람”이라는 이미지
땅(현실적 기반)에 발을 디딜 수 없으니, 토지를 기반으로 한 다수 사회인 농민들과 달리 “공중(공기)”에서 살아가는 사람처럼 보였던 것이다.
여기서 “루프트맨슈 = 땅에 뿌리내리지 못한 사람, 현실적 기반 없는 사람”이라는 비유가 붙었다고 한다.
특히 동유럽 이디시어 문화권에서 유대인 스스로도 “우린 현실적 땅은 없지만, 지식·이념·학문으로 살아간다”는 자조적 의미로 쓰이기도 했다.
유대인들은 오랫동안 나라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다 보니, 어떤 환경이든 적응해서 살아가야 했다. 전 세계 구석구석에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파고 스며들어가 살게 되었다.
이렇게 유대인들을 부를 때 부정적인 의미로 '루프트 맨슈 '라고 쓰였던 단어가 요즘은 '루프트 맨슈'로 살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오늘날 전 세계 경제, 정치, 금융.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유대인들이 포진하고, 좌지우지하는 할 수 있는 힘은 교육을 비롯해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그중에 유대인들의 새로운 환경에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함이 원동력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요즘은 평생직장 개념도 없어지고, 예전에는 꼭 필요했던 직업도 Al 대체로 점점 사라지지고 있다.
아마 앞으로 4차 산업 혁명 시대에는 기존의 것을 고집하고 고수하다가는 도태되기 십상일 것이다.
'루프트 맨슈 ' 공기 같은 인간은 어쩌면 요즘처럼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삶의 태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