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걷는 좀비들
밤에 자취를 감췄다
정확히는 어둠 속에 살았던 그들이
근면해진 탓이다
공원에 모여 삼삼오오 체조를 하고
더욱 건강해지려는 듯 부지런히 움직인다
한 낮에도
인적이 드문 맥도날드에 백화점에
서늘함을 찾아 유랑한다
좀비에게도 밤은 있었다
종각역 4번 출구 이곳저곳을 누비며
늦게 버스를 타고
잡기 어려운 택시에 따블을 외치던
꽤나 활기찬 밤거리 말이다
인간이었던가?
멈칫한 눈동자 밑 검붉게 패인 주름
새벽빛을 느끼는 좀비가
잠을 자긴 한건지
오늘은 유독 일찍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