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승범 인터뷰를 보고 느낀 몇 가지
류승범 인터뷰를 봤다. 목덜미까지 말아 올린 왼쪽 소매 밑으로 문신이 보였다. 마른 근육이 돋보이는 팔뚝과 깊게 팬 볼에 전보다 더 자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집은 진작 팔았고 프랑스에서 몇 년 있다 왔다는 대답에 이해가 갔다. 한국에서 개성파 배우로 입지를 다졌기에, 돈은 영화로 벌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전보다 많은 자유로움이 그를 감싸고 있었다.
집을 팔았어요.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잘 한 결정 같아요. 류승범은 말했다.
'돌아올 곳이 있어야 여행이다. 아니면 방랑이다.' 13년 2월 인턴을 마치고 4박 5일 배낭여행을 마치고 온 후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보금자리가 없는 여행은 유랑이라는 말에 섬뜩했고 한편으로 다행이었다. 머물 곳을 스스로 없애버린 류승범은 더 일찍 그러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편한 집을 '받은' 내 안정된 삶은 그런 자유까지 상상하기 어려웠다.
채식을 한 지 꽤 됐다고 한다. 못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는 고기를 끊는데 얼마나 큰 결심이 필요했을지. 내 핏줄, 재산 욕심을 하나씩 줄여 무욕을 향한, 그의 연기는 얼마만큼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