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밤이 지속되던 날
너를 만났다
합정동 고깃집은 어수선했고
카운터 가까이 자리 잡은 우리는
한 톤 높게 이야기를 했다
처음 방문한
인천터미널은 넓고 이방인으로 가득했지만
네가 있어 외롭지 않았다
항상 두려웠고 끝을 생각했다
열거나 닫거나
중간지대 없는 이분법적 사고의 귀결은
칙- 뿌리면 확산되는 몽블랑 향수처럼
관계는 끊어지고 기억은 흩날렸다
불면의 밤이 희미해지던 날
너를 떠올렸다
인사를 나누던 정류장 어디쯤인가
입김이 맞닿던 찬 겨울이
까맣게 덮여
다시 네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