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인데 자꾸 낮이 길어지는 날의, 낮 에쓰는 글쓰기
당신은 무엇을 통해 위로를 받습니까?
1.
낯부끄럽게도
2.
저는 제 글을 통해 위로를 받습니다.
3.
제가 쓰는 행위 그 자체에 대해서 위로를 받습니다.
4.
할 수 있는 선택지가 줄어든 요즘, 단조로운 일상이 흘러가는 요즈음.
5.
예전에는 즐거웠던 책 읽기가
6.
조금은 괴로워졌습니다.
7.
저는 드라마가 아름다운 이유가 작가님들이 책을 많이 읽어서라고 생각합니다.
8.
할 수 있는 선택지는 적어지고 책을 읽을 시간이 많아지는 요즘
9.
저의 세상은, 제 마음도 모른 채 자꾸 다채로워집니다.
10.
자꾸 좁아지는 세계 속에서,
11.
좁아터진 팔레트에 물감을 덕지덕지 발라놓습니다.
12.
자유가 죄가 되는 이 세상
13.
어디 토해 놓을 곳이 없어
14.
노트북을 열어 글을 토해내어 봅니다.
15.
제 팔레트가 얼마나 더 혼탁해져야 이 세계 밖을 나설 수 있는지 모릅니다만
16.
그래서인지 이 세계에는 없는 색상을 묻혀다 글을 씁니다.
17.
그리고 그것이 마냥 나쁘지 않다는 게 퍽 서럽기도 합니다.
18.
밝은 색 하나 없이 들쑥날쑥한 제 작품들을 보며
19.
조심스레 빈 여백을 남겨 놓습니다.
20.
언젠가 이 세계 밖을 나서 마주할 빛을 위해
21.
자리를 남겨 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