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by 길을 걷다가

종일 비가 오는 날이다.

어젯밤에도 줄기차게 비는 왔었고 밤새 빗소리에 뒤척이다 더디 새벽을 맞이했다.

막걸리 한잔이 간절했지만 잘 참아 냈다.

어디 비 피해가 없어야 할 텐데...

한편 걱정도 된다.


가만히 앉아 서늘해진 숲을 바라다본다.

비는 속절없이 내리고

흔적 없는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다 씻겨나간 줄 알았는데

아직 거기에 우두커니 남아있었구나.


공연히 마음이 센티해지는 것 같아 숲으로 길을 나선다.

비는 좀 잦아들었다.

숲 속 여기저기 깊은 생채기 흔적이 보인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도 흔적은 남게 되어있다.

마음도 그렇다.

바람처럼 스쳐지나왔는데 마음엔 흔적이 남는다.

잘 지내고 있겠지...

바보 같은 생각이 문뜩 바람처럼 스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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