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에 비가 오니 오소소 한기가 돈다.
궁색하게 출출하기도 하여, 듣보잡 수제버거 하나를 배달주문했다.
이런... 된장 헐! 가성비가 꽝이다.
가을비에 젖어 있는 포장 안 내용물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있다.
마치 돌아선 그 사람 마음 같다.
억지로 몇 입 씹어 간신히 허기만 달래고 홀연히 작별을 고한다.
"담부턴 안 보기로 했어. 잘 가라."
이럴 때, 따뜻한 배추된장국 한 그릇이면 족할 터인데...
이놈의 귀차니즘...
독거 할배의 애환이다.
거기 누구 배춧국처럼 따뜻한 사람 없나? ㅋ
만추의 비가 남긴 자리,
그 위로 도는 한기가 겨울의 첫 문장을 이렇게 쓰고 있다.
이러다 눈 오면 현재완료진행형이 되는가?
창가에 서서 비 내리는 먼 흐릿한 하늘을 바라본다.
춥고 쓸쓸했던 지난날의 이야기가 되살아난다.
만추에 객지에서 맞이했던 나그네의 그 처연함과 막막함...
발끝에 스미는 냉기가 마음의 가장 은밀한 골짜기까지 스쳐 지나가며 오래 묵혀 두었던 옛 생각들을 천천히 흔들어 깨운다.
"그렇게 스쳐 지나오며 살아왔구나.
여전히 난 그 길 위에 서있다.
변한 건 없다.
한동안 와이프가 옆에 있어서 잊고 살았었는데...
그 사람마저 훌쩍 떠나 버렸다."
겨울은 마치 세상의 모든 소리가 고요의 깊은 층으로 가라앉는 계절이다.
한 호흡 멈춘 듯한 정적 속에서 내 삶의 궤적을 되짚어보게 되는 계절이다.
그렇다고 사색과 숙고에만 빠져들 순 없다.
아직 더 힘을 내어 살아내야 한다.
그래서 이 겨울에 더 힘을 내기로 했다.
힘내라! 할배!!!
https://youtu.be/pjJY8FoIugo?si=iDxWT9WYhRMXMrx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