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너머 숲 속에
겨울의 첫 장면이 펼쳐 저 있다.
떨어진 낙엽 위로 희끗희끗 얇은 흰 포슬함이 가볍게 내려앉아 있고,
나뭇가지 끝마다
작은 숨결처럼 달라붙은 잔설이 바람에 살짝 떨리고 있다.
공기는 차갑지만 맑고,
소리도 사라지고, 시간도 천천히 흐르는 듯하다.
어제 밤 첫눈이 왔다.
겨울이 그림자처럼 스쳐 지나간 흔적을 남겼다.
텅 빈 쓸쓸함이 밀려온다.
잎사귀를 모두 떨구고도
묵묵히 겨울을 견디어 내야 하는 앙상한 나무들의 그 선명한 곧은 자세가
마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난 입동지절에 태어난 겨울나무다(甲木).
그래서 외롭고 쓸쓸함을 더 많이 타는 것 같다.
운명이면 받아들이자.
어차피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순간들이다.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이미 봄을 품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또한 지나가고,
그 지나간 자리에서
또 새로운 빛이 올 것이다.
난 고적한 겨울의 청량함을 사랑한다.
올 겨울도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힘내라 할배!
https://youtu.be/dx0aIBSb-Zo?si=uZzGONo0sq7lp7W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