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장례식장을 나선다.
검은 옷자락에 묻어 있던 침묵이
도심의 웅성거림 속으로 흩어진다.
신호등은 무심히 초록과 빨강을 번갈아 내어 주고,
사람들은 제각기 목적이 분주하다.
신호를 기다리다 휴대폰을 들여다본다.
아무 연락도 없음을 확인하고 괜히 마음이 서운해진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안부가 궁금해진다.
나는 아직 살아 있는가 보다.
신호가 바뀐다.
나는 살아 있는 사람으로 다시 건너간다.
오늘 조문을 하고 왔다. 문뜩 산자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조금 더 애틋하게 조금 더 다정하게 누군가의 안부를 먼저 묻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