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입고 가나?
요 며칠 봄처럼 따스하더니 오늘은 바람 끝이 차다.
마땅한 착장을 준비하며
오랜만에 친구들 만날 생각에 한껏 마음이 부풀어 오른다.
계절의 길목은 어설프기도 하지만 설렘도 상존한다.
오늘은 친구 아들 결혼식 날이다.
천둥벌거숭이 좌충우돌하던 떠꺼머리 녀석들이
어느새 자식들을 여위고 있다.
벙긋 황소 웃음이 지어진다.
"그동안 애 많이 썼고, 축하한다."
겨울이
아직 발을 떼지 못한 채
문 앞에 서성인다.
바람 끝에는
찬 기운이 조금 남아 있지만
햇살은 슬쩍
미소를 건넨다.
조심스레 숨을 고르고
괜히 한 번 더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리고
조용히 속으로 뇌까린다.
"시작은 언제나 서툰 법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