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불문하고 지켜야 할 것 : 예의
피부과에 왔다.
진료를 마치고 기다리던 중 한 나이 든 아저씨가 진료를 받으러 왔다.
처음 온 아저씨는 진료를 접수하기 위해 접수증을 작성하는데 주소를 써야 하나며 따지듯 물어보기 시작했다.
접수 간호사는 전산에 주소까지 넣어야 입력이 된다며 동까지만 써도 된다고 친절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아저씨는 역정을 내기 시작했다.
왜 주소를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다른 병원에서는 주소를 안 써도 다 접수가 되는데 왜 이러냐며 따졌다.
아저씨의 역정에도 접수 간호사는 전산상 주소까지 입력이 되어야 등록이 된다며 동까지만 쓰셔도 된다고 다시 한번 친절하게 이야기했다.
아저씨는 더 열을 내면서 한의원 다른 피부과 다 가봐도 주소를 쓴 적이 없다며 계속 큰 소리로 따지기 시작했고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없다며 쓰는 것을 거부했다.
그러고는 펜을 내려놓고 나가는 듯하다가 다시 진료 접수창구 앞으로 돌아와 왜 주소를 써야 하냐며 몇 번이고 따지기 시작했고 혼자 화를 내며 접수를 안 하고 돌아서 나갔다.
어른이 되어 왜 이런 행동들을 하는지 모르겠다.
병원마다 각자의 전산이 다르고 각자의 정보 취급방법이 다른데 말이다.
로마에 가면 로바 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듯 다름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몇몇 어른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리고 동까지만 쓰는 것인데 주소에 왜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동까지는 너무 넓은 범의라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도둑이 들 일도 없을 텐데 말이다.
주민번호보다 주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저씨는 앉아서 지켜보며 역시 사람을 상대하는 일은 너무 힘든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며 접수창구에 앉아있는 직원이 안쓰러워 보였다.
접수할 때는 한 할아버지가 반말로 증상과 처방에 대해 하대하는 것을 들었는데 이런 무례함들을 가진 어른들의 그릇된 사고방식에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