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곰돌이 Jan 30. 2023

[1.9]언제나 해는 뜨지만 가끔 내이이 안왔으면 한다

2023년 1월 어느날.

1.9(월)


교통사고 후유증은 언제나 뒤늦게 온다는 사람들의 말처럼 허리가 불편해오는 느낌을 받는다.


기껏 낫고 있던 허리가 다시 악화되는 현실에 갑자기 교통사고의 짜증이 밀려오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라 어떻게 할 수 없는 현실 앞에 애써 다시 괜찮아질 거라는 긍정 회로를 돌려본다.


퇴근 후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기 위해 7-4 근무를 신청했다.


아침이 찾아오지 않았으면 했지만 알람 소리가 울려 퍼졌고 더 잠들고 싶은 마음에 얼굴을 찌푸리는 것을 반복하다 무거운 몸을 침대에서 일으켜 세웠다.


친해지지 않은 렌터카를 몰고 나선 출근길의 운전은 어색해 익숙한 길마저 처음 오는 길처럼 느껴졌다.


월요병이 심해 피곤함을 느낄 줄 알았는데 은근히 몸 상태가 괜찮았고 목요일에 있을 납품을 위해 바쁘게 일을 했다.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빠듯한 것 같으면서도 여유로운 듯 느껴져 이전과 같은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게 일을 마치고 병원으로 향했다.


허리에 놓는 침의 뾰족함이 사고 난 것을 질타하는 듯 따끔했고 신세한탄을 하며 침대 위에 엎드려 치료를 받았다.


과실은 100 대 0이 나오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사고를 당한 우리만 손해인 것 같다.


애꿋은 차를 폐차해야 하고 들어가지 않아도 될 차를 사는 돈이 들어가야 하고 안 그래도 바쁜데 그 시간을 쪼개 병원에도 다녀야 한다.


막을 수 없는 사고였지만 그 길로 운전해 들어선 과거를 또 한 번 후회해 본다.



집 앞에 꼬마김밥 집에서 쫄면과 꼬마김밥 10줄을 포장해 집으로 왔다.


TV가 없어 일요일 루틴이었던 뭉쳐야 찬다를 보지 못했었고 저녁을 먹으며 지난주 뭉찬을 시청했다.


제주도 전국 도장 깨기 편인데 마치 국가대표 경기인 듯 선수들이 모든 있는 힘을 쥐어짜며 경기를 하는 것에 감탄과 감동을 받았다.


손에 땀을 쥐는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지고 결국 승부차기까지 갔지만 정말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가슴 뛰게 하는 스포츠맨십을 봤다.


저렇게 뛰면서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게 부러웠고 지치지 않는 체력과 지쳐도 한발 더 뛰면서 공을 막는 정신력이 부러웠다.


허리가 아프지 않았다면 이렇게 운동에 대한 열망이 생겼을까?


안 아팠다면 자극을 받아 운동을 열심히 했을까?


모르겠지.


그건 그때가 와봐야 할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1.8] 병원 생활이여 안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