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소중한 것은 언제나 멀어져야 알게되지

2023년 1월 어느 날.

by 초곰돌이


1.12(목)



목요일은 정말 힘들게 수영하는 날이다.


남들은 오리발을 끼고 빠르게 수영해서 앞으로 나아가지만 허리 때문에 오리발을 끼지 않는 나는 그 뒤에서 오리발 속도를 따라가느라 정말 팔과 다리를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


숨이 차고 아직 열이 식지 않은 채로 특유의 시그니처인 한 겨울에 반팔을 자랑하며 출근을 해서 일을 시작했다.


어제 계산으로는 분명 1개의 구성 대비와 4개의 보고서를 더 작성해야 했고, 구성 대비를 먼저 하기 위해 엑셀 파일을 여는 순간 이미 다 되어있는 구성대비를 보면서 일이 줄었다는 생각에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한층 더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모든 납품을 끝내놓고 고생했던 나 자신에게 휴식을 선사하고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일이면 한 달의 병가를 마치고 돌아오는 이기영을 위해 사무실에 작은 선물로 레드 카펫과 복귀 축하 이벤트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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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포인트로 하나하나 꾸민 축하 이벤트 종이를 붙이며 내일 아침 일찍 출근해 한숨 쉬며 인상을 찌푸리는 이기영의 스트레스받는 모습을 상상하며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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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엔 곧 폐차가 될 오래된 친구인 토스카에 남아있는 나머지 짐들을 찾으러 갔다.


정들었던 친구를 떠나보내는 것은 너무 아쉬웠고 생각보다 더 움푹 들어간 차체의 모습을 보면서 그날 사고의 심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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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지현이와 열심히 고민하다 한 번 가고 다시는 가지 않을 죽동의 돼지 두루치기 집에 갔다.


두루치기를 생각했지만 거의 김치찌개 느낌 있고 기대와 너무 다르고 평범한 맛에 그냥 배만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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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이를 기다리며 투썸에 앉아 2023 계획을 드디어 세웠다.


거창하진 않지만, 매번 비슷하지만 결혼이라는 큰 인생의 변곡점이 추가된 신년 계획을 세우면서 다시 한번 작년보다 더 나은 한 해를 보내기로 다짐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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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씨가 전국적으로 너무 따뜻해 마치 봄이 온 것 같았는데 포항도 매우 따뜻했다고 한다.


그래서 밤에 엄마와 작은누나가 철길 숲을 산책 나갔고 토끼 의자에 앉아 해맑게 웃는 엄마 사진을 찍어 보내주었다.


엄마 아빠와 가족들 생각을 예전보다 더 하는 것을 보니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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