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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곰돌이 Feb 03. 2023

집을 정리하듯 생각도 정리가 필요한 날이다.(1.19)

2023년 1월의 어느날


1.19(목)



수영을 마치고 병원에 갔다.


매번 시간 날 때마다 또는 시간을 만들어서 병원을 가야 하는 상황인데, 다른 병원에도 가야 한다니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현실이다.


한 시간을 기다려 진료를 받았고 약을 처방받았는데 그만 연주 졸업식에 늦게 된 상황이 벌어졌다.


내 병원 때문에 지현이의 소중한 시간을 놓쳐버리게 된 것 같아 한없이 미안했다.


얼른 지현이를 학교에 내려다 주고 골목길을 뺑뺑 돌아 겨우 주차를 하고 뒤늦게 나도 졸업식으로 향했다.


우리 고등학생 때와는 너무 달라져버린 졸업식 풍경에 어색하면서도 신기함을 느끼며 연주의 졸업을 함께 축하해 주었다.


그리고 점심으로 중국집에서 유린기 덮밥과 함께 탕수육을 배불리 먹는 기회도 얻었다.


밥을 먹었으면 역시 카페에 가야 했고 스타벅스에서 카페인 수혈을 하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날씨가 좋아서 기분도 좋아졌다.



교통사고 후 허리 디스크가 심해져 결국 MRI 의뢰서를 받고 MRI를 찍었다.


30분 동안 좁은 MRI 속에서 시끄러운 윙윙대는 소음 속에서도 눈이 감겼고 촬영 내내 계속 졸았다.


디스크 수액이 튀어나와 있었고 의사가 MRI를 보더니 이건 교통사고 때문이 아니라 원래 가지고 있던 디스크로 보인다는 소견을 말하자 역시 의사는 의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많이 낫고 있어서 걸을 때 통증도 거의 없어졌었는데 사고 후 다시 통증이 재발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정말 백해무익한 교통사고다.



병원에 갔다 오고 약국에서 지현이 사촌동생을 만나는 우연을 겪었다.


함께 도안동에 카페에 갔고 사촌동생의 이별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과 위로를 건네주었는데 그 위로가 제대로 전달이 되었을지 잘 모르겠다.


남녀 사이란 종이비행기와도 같아서 잘 날아가다가도 물속에 빠지면 다신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되는 슬픈 사실에 언제나 이별은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지현이 발레를 기다리며 책을 읽고 생각 정리를 했다.


앞으로 할 일들이 머릿속에 정리가 되어야 나는 편안함을 느낀다.


집을 정리하듯 생각도 정리가 필요하다.



아직 우리는 저녁을 먹지 못했었고 무엇을 먹을까 이야기하다 떡튀순을 먹었다.


맛은 있었지만 더 맛있고 건강한 것을 먹지 못해 살짝 아쉬움을 느꼈다.


얼른 주방을 가동해 예전처럼 지현이와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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