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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곰돌이 Feb 13. 2023

연휴의 머나먼 발길을 내딛어 본다.(1.20)

2023년 1월의 어느 날.


1.20(금)



연휴 전에는 괜히 일이 하기 싫어진다는 핑계를 억지로 만들어본다.


언제나 납품은 무리 없이 해왔기에 약간의 빈둥빈둥은 마음속에서 허락하는 것 같다.


결국 이 말은 오늘은 일을 별로 안 했다는 말이다.



4.5일제의 행복인 금요일 4시간 일을 하고 퇴근해 지현이와 신세계에서 샐러드와 내가 좋아하는 계란 초밥으로 점심을 간단히 해결했다.


언제나 먹는 것만 먹는 걸 보니 새로운 걸 찾기보다 익숙한 걸 찾기 더 좋아하는 나이 든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잠깐의 나들이 후 우리는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갔다.


당분간 금요일 2시는 병원 가는 날로 지정해야겠다.


가는 것은 너무 귀찮은 일이지만 내 건강과 사고 보상을 받기 위해 꾸준히 다녀야 한다.



지현이가 우리 작은누나는 빵보다 휘낭시에, 마들렌 이런 것들을 더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명절 선물로 큰누나 작은누나에게 줄 디저트 세트(휘낭시에, 마들렌, 쿠키)를 주문해 주었다.


참한 마음씨를 가진 다람쥐 덕분에 내가 호강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제 포항으로 출발할 시간이다.


새로운 자동차인 임팔라(aka 문팔라 by 지현)를 끌고 나가는 첫 장거리 주행이 마냥 어색하기만 하다.


3시간의 머나먼 포항까지의 여정을 노래를 부르며 정신없이 달렸다.



포항 IC를 통과하고 이동 터널을 통과하면 드디어 익숙한 고향이 눈에 들어온다.


이제 집에 다 왔다.


집 근처 골목에 주차할 곳이 없어 항상 헤맸는데 아빠가 오랜만에 집에 오는 아들 편하게 주차하라고 집 앞에 주차 자리까지 만들어주었다.


오랜만에 보는 아빠와 작은누나에게 인사를 건네고 얼른 짐들을 집에 옮기고 친구들과의 약속을 위해 집 앞 쌍사로 나갔다.


이제는 완전한 번화가와 술집과 맛집의 거리가 된 쌍용사거리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때까지의 아무것도 없던 추억의 쌍용사거리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학원에 다니고 PC방에 다니고 친구들과 함께 걷던 정겨운 이 길들이 어느새 이렇게 번화가로 변하다니 아직도 어색하기만 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이 돼서 친해진 제희, 형배, 우현과는 15년째 그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참으로 이상한 애들이긴 하지만 함께 있으면 정말 쓸데없는 소리를 내뱉기도 하고 말도 안 되는 소리들로 술자리를 채우긴 하지만 친구란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늦게 도착했지만 역시나 별 환영인사 없이 앉자마자 청첩장을 내놓으라고 했고, 청첩장에 이름이 안 적혀있다며 구박하는 것까지 정말 얘들답다.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별 영양가 없는 이야기를 떠들다 제희 여자친구인 리원 씨까지 해서 함께 인증숏을 남겼다.


아재인 형배는 뭘 사진을 찍냐며 툴툴거렸고, 우현이와 제희는 신나게 사진을 찍었다.


다음에 언젠가 대만 현지인인 리원 씨 가이드를 믿고 대만에 함께 놀러 가자고 말이 나왔지만 그게 과연 언제가 될지 기약 없는 날을 기다려본다.


다음날 출근하는 애들이 있어 빠르게 마시고 집으로 돌아와 내일 아침 일찍 광양으로 내려갈 준비를 하고 거실에서 이불을 펴고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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