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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저녁을 먹으며 내일 저녁 메뉴를 고민했다.

1.22

by 초곰돌이


2024년 1월 22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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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온다.



월요일의 슬픔을 달래주듯 아름다운 눈발이 날린다.


회사 창밖으로 보이는 눈송이에 월요일이지만 기분이 좋아진다.


제법 쌓일 듯 많이 내렸지만 사박사박 눈을 밟는 소리를 들을 생각에 살짝 미소가 띠어진다.


어릴 적 포항에서 보기 힘들었던 눈을 대전 와서 실컷 보고 있다.



오후 5시가 되어 기쁜 마음으로 퇴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집에 가서 어떻게 쉬어야 잘 쉬었다고 소문이 날 지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지현이에게 퇴근 준비하자고 메신저를 보냈다.


"지현아 퇴근 준비하자."


"응? 우리 5시 반 퇴근이야 오빠."


청천벽력 같은 말에 나는 그만 뇌 회로가 정지해버렸다.


5시 퇴근이 아니었다니...


그랬다. 우리는 7시 반에 출근을 했던 것이었다.


순간 나라를 잃은 것처럼 슬퍼 지금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나는 이미 퇴근 준비를 해버렸고 일을 마음속에서 접어버렸기에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는데 말이다.


그래서 그냥 30분 동안 놀았다.


5시 반이 되었다.


퇴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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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는 언제나 저녁 메뉴 걱정을 한다.


나도 그렇다.


인스타 요리 계정을 팔로우하며 여러 가정식 메뉴들을 저장한다.


오늘은 저장했던 요리 중 새우 계란덮밥을 할 예정이다.


손질된 냉동 새우와 쪽파를 사서 집으로 돌아와 요리를 시작했다.


꼬리를 자르고 새우의 반은 다듬고 반은 가만히 놔두었다.


부침가루에 물을 넣고 다진 새우와 쪽파를 넣어 반죽을 만들었다.


한 프라이팬에서는 새우전을 요리했고 다른 곳에서는 새우를 야채와 함께 볶아 계란 옷을 입혔다.


인스타 요리 비주얼과 큰 차이는 있지만 그래도 나름 새우 덮밥이 그럴싸하게 탄생했다.


새로운 요리에 지현이는 만족스러워했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요리를 만든 뿌듯함과 함께 오늘의 저녁을 먹으며 내일 저녁 메뉴를 고민했다.


나는 문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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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동에서 데이트를 마친 연주가 집에 찾아와 선물 같은 장인 약과를 주고 떠났다.


크리스마스가 훨씬 지났지만 밤에 찾아온 산타였다.


아껴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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