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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곰돌이 Feb 19. 2024

오늘의 저녁을 먹으며 내일 저녁 메뉴를 고민했다.

1.22


2024년 1월 22일 월요일





눈이 온다.



월요일의 슬픔을 달래주듯 아름다운 눈발이 날린다.


회사 창밖으로 보이는 눈송이에 월요일이지만 기분이 좋아진다.


제법 쌓일 듯 많이 내렸지만 사박사박 눈을 밟는 소리를 들을 생각에 살짝 미소가 띠어진다.


어릴 적 포항에서 보기 힘들었던 눈을 대전 와서 실컷 보고 있다.



오후 5시가 되어 기쁜 마음으로 퇴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집에 가서 어떻게 쉬어야 잘 쉬었다고 소문이 날 지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지현이에게 퇴근 준비하자고 메신저를 보냈다.


"지현아 퇴근 준비하자."


"응? 우리 5시 반 퇴근이야 오빠."


청천벽력 같은 말에 나는 그만 뇌 회로가 정지해버렸다.


5시 퇴근이 아니었다니... 


그랬다. 우리는 7시 반에 출근을 했던 것이었다.


순간 나라를 잃은 것처럼 슬퍼 지금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나는 이미 퇴근 준비를 해버렸고 일을 마음속에서 접어버렸기에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는데 말이다.


그래서 그냥 30분 동안 놀았다.


5시 반이 되었다.


퇴근하자!




주부는 언제나 저녁 메뉴 걱정을 한다.


나도 그렇다.


인스타 요리 계정을 팔로우하며 여러 가정식 메뉴들을 저장한다.


오늘은 저장했던 요리 중 새우 계란덮밥을 할 예정이다.


손질된 냉동 새우와 쪽파를 사서 집으로 돌아와 요리를 시작했다.


꼬리를 자르고 새우의 반은 다듬고 반은 가만히 놔두었다.


부침가루에 물을 넣고 다진 새우와 쪽파를 넣어 반죽을 만들었다.


한 프라이팬에서는 새우전을 요리했고 다른 곳에서는 새우를 야채와 함께 볶아 계란 옷을 입혔다.


인스타 요리 비주얼과 큰 차이는 있지만 그래도 나름 새우 덮밥이 그럴싸하게 탄생했다.


새로운 요리에 지현이는 만족스러워했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요리를 만든 뿌듯함과 함께 오늘의 저녁을 먹으며 내일 저녁 메뉴를 고민했다. 


나는 문주부다.



은행동에서 데이트를 마친 연주가 집에 찾아와 선물 같은 장인 약과를 주고 떠났다.


크리스마스가 훨씬 지났지만 밤에 찾아온 산타였다.


아껴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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