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
2024년 1월 24일 수요일
노잼도시라 불리는 대전에 그나마 재미를 추구할 수 있는 장소가 하나 생겼다.
바로 '신세계'다.
마침 퇴근길에 신세계가 있어 지현이와 심심하면 신세계에 들리곤 한다.
신세계에 들리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바로 멤버십 무료 커피를 한 잔 마시는 것이다.
운이 좋게 작년에 이어 올해도 블랙 등급이 유지되어 하루에 커피를 세 잔이나 무료로 마실 수 있다.
항상 주차하는 지하 주차장 한구석에 주차를 하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간다.
멤버십 전용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들고나온다.
그리고 이곳저곳을 구경한다.
4층과 5층을 제외하곤 특별히 쇼핑하는 곳은 없다.
그냥 회장님 순회하듯 한 바퀴 돌고 나온다.
이것도 있으면 좋고 저것도 있으면 당연히 좋지만 쉽게 지갑은 열리지 않는다.
아니 열릴 지갑이 부족한지도 모른다.
그래도 오늘은 아이쇼핑 외에 다른 것을 하러 신세계를 찾아왔다.
목도리와 재킷을 A/S 맡기고 나서 5층에 있는 인도 커리집에 가보기로 했다.
'아그라'라는 이름의 커리집엔 이른 시간이었지만 사람들이 꽤 있었다.
네이버 블로그에 찾아보니 다들 프리미엄 커플 세트를 먹기에 우리도 그 세트를 시켜보았다.
샐러드가 나오고 치킨 탄두리가 나오고 커리 두 종류와 난이 나오는 구성이다.
난과 밥은 무한리필이어서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샐러드와 치킨 그리고 난을 커리에 찍어 몇 점 먹다 보니 어느새 우리 배는 불러 있었고 더 이상 먹기 힘들었다.
이것은 말이 커플 세트이지 사실상 세 명이서 먹을 양이었다.
맛있긴 했지만 너무 과한 메뉴 구성에 다음에 오게 되면 단품을 시켜 먹자고 이야기하며 우리 둘은 한껏 부푼 배를 두들기며 나왔다.
매번 배불리 먹지 말고 적당히 양껏 먹자고 다짐했는데 오늘 또 이렇게 과식을 해버렸다.
점점 찌는 살들이 걱정되었다.
'언제까지 뒤뚱뒤뚱 거릴거야~ 내 뱃살을 봐~ 살이 쪘자나~ 뒤뚱! 뒤뚱! 뒤뚱뒤뚱뒤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