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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곰돌이 Mar 06. 2024

난 컵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은데

1.30


2024년 1월 30일 화요일



일과 딴짓 사이에서 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균형을 잡는 직장인 라이프(life)다.


일은 당장 해야 하고 하지만 잘 되진 않고 그렇게 휴대폰을 손에 들고 만지작거린다.


괜히 인스타도 한 번 들어가 보고 네이버 뉴스도 훑어보고 웹툰도 보다 보면 어느새 시간은 타임머신 타고 저 멀리 흘러가있다.


아... 직장인들이여 힘을 내보자.


우선 나부터 힘을...


전 세계 직장인들이여 나에게 힘을!


원기옥!


(feat.드레곤볼 손오공)



"네 컵은 반이 빈거니, 반이 찬거니?" 두더지가 물었어요. "난 컵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은데." 소년이 말했습니다.



순간 머리에 종이 울리는 글이었다.


'아 그동안 나는 컵 속에 물이 반이나 남았다는 작고 견고한 프레임 속에 잡혀 살았구나.'


긍정의 심리학을 뛰어넘는 감사의 힘이다.


얼마나 있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아닌 있는 것 자체에 만족할 줄 아는 삶을 살아야겠다.



오감을 사용한 글쓰기의 좋은 예시이다.


우리는 책을 읽을 때 오감이 들어간 묘사가 있으면 더 생생하게 글을 읽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오감을 섞은 글을 써야 하는데... 그게 참 말처럼 쉽지가 않다.


막상 글을 쓰려고 노트북 앞에 앉으면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띵함과 함께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표현이고 뭐고 당장 글자 수를 채우기 바빠진다.


양질의 글을 써야 하는데 이번에도 '했다. 먹었다. 좋다.'의 단순 글쓰기가 되고 있다.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 것이겠지.


컵이 있다는 것에 만족하듯 글을 쓴다는 것에 만족해 보자.



살치살 듬뿍 소고기뭇국이 만들어졌다.


그렇다고 한다.


뭐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언제나 요리한 음식은 맛있었는걸 말이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들 속에 소중함이 있다.


오늘도 이렇게 저녁을 잘 먹었다는 것이 그저 즐겁고 감사할 따름이다.


지나고 보면 그저 사진 한 장으로도 설명 가능한 길고 긴 인생의 단편적인 하루일 뿐이지만 이런 하루하루들이 모여 내 인생을 만들어간다.


작은 행복이 모이고 모여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만드는 자양분이 될지도 모른다.


거대한 산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듯 우리의 인생도 하루아침에 성공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그렇게 믿고 오늘도 나만의 하루를 충실하게 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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