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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4일 일요일
성공을 외치는 여러 사람들에겐 특별한 규칙이 하나 있는 것 같다.
바로 '루틴' 달리 말하자면, 습관이다.
루틴은 습관과 동일하게 치부하기엔 약간 다른 점이 있는 것 같다.
습관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라면, 루틴은 어느 한 지점까지 이르기 위한 동일한 연속적인 행위의 반복이라고 본다.
그리고 습관보다 루틴은 조금 더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것 같다.
루틴을 설명하기 위해서 보통 야구선수가 투수의 공을 치기 전 일정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을 비유하곤 한다.
반복적인 행동으로 인해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잘하면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다.
성공도 루틴이 필요하다.
성공하기 위해선 자기 계발과 공부가 필수인데 우리는 유혹에 매우 취약한 인간이라 쉽게 자기 자신을 위한 생산적인 활동에 투자하기 어렵다.
우리 주위엔 유튜브, 인스타그램, 침대 등등 온갖 유혹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공하기 위해 성공한 사람들은 유혹을 뿌리치고 자기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기 위해 규칙적인 루틴을 세운다고 한다.
예를 들어, 잠들기 전 30분 책을 읽는다던가, 밥을 먹고 소파에 앉지 않는다는 등 말이다.
내게도 건강한 루틴이 하나 있었다.
바로 아침 수영이다.
주말임에도 항상 일찍 일어나 아침 수영으로 하루를 시작했고 이 루틴으로 인해 내 삶에 도움이 되는 독서나 글쓰기와 같은 취미를 더 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이 루틴은 잠시 사라져버렸다.
건강한 루틴을 밀어내고 귀찮음이라는 새로운 악습관이 자리 잡았고 주말을 허송세월 보낼 때가 종종 발생했다.
그 덕분에 지금 살도 많이 찌고(내 인생 최대 몸무게 경신 중이다.) 계획했던 일들을 다 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제 와서 반성을 느끼고 다시 건강한 루틴을 적용하기 위해 노력을 시도해 본다.
그 시작의 일환으로 더 집에서 빈둥거리기 전에 얼른 집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특별히 항상 자주 가던 단골 카페인 숨인에서 벗어나 죽동 '이소당' 카페로 향했다.
작지만 사람들이 많았고 꽤 우리가 좋아하는 감성이 깃든 곳이었다.
카페 벽면에는 감성 엽서들이 엔트로피가 낮은 상태로 붙어 있었다.
엔트로피가 낮은 상태(질서가 낮은 상태)였지만 그 어느 모습보다 나름의 질서가 높아 보였다.
집에서 내가 원하는 인테리어가 바로 저런 모습이었는데 말이다.
순간 2년째 미루고 있는 사진 인화가 생각나며 잠시 죄책감에 빠져들기도 했다.
왁자지껄한 사람들 속 우리는 서로 노트북과 아이패드를 올려두고 각자의 할 일을 했다.
나는 밀린 다이어리를 썼고 지현이도 밀린 다이어리를 썼다.
미루는 것이 일상이 되어 습관이 되어버린듯하다.
독서와 다이어리는 시도 때도 없이 잘 미루는 것이었지만 저녁을 꼬박꼬박 챙겨 먹는 건 미루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
이런 인생을 잘 사는 인생이라고 불러도 될지 민망하다.
저녁 메뉴는 잡채밥이 먹고 싶어 잡채를 만들었다.
파는 잡채보다 더 맛있는 내 잡채 맛에 나도 반하고 지현이도 반했다.
누가 잡채를 어려운 음식이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말만 하면 뚝딱 나오는 문주부 솜씨에 오늘도 푸짐한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일요일만 되면 월요일부터 새 삶을 살겠다는 다짐을 하곤 한다.
이런 다짐은 마치 뫼비우스의 띠 같아 다짐하고 무너지고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나 그 띠의 굴레 속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이기에 이 모습에 그저 순응하려고 한다.